사이다 페트병 투명해지고, 맥주 페트병 사라진다

환경부 재활용 기준 강화…2021년부터 유색 페트병 사용 금지
사이다 업체들, '녹색' 정체성 지키기 위한 방법 고심중
맥주 제조사들, 갈색 페트병 퇴출에 대책 없어 골머리
  • 등록 2019-02-18 오전 5:30:00

    수정 2019-02-18 오전 7:41:05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녹색 사이다 페트병은 투명해지고, 갈색 맥주 페트병은 사라진다.’

환경부가 페트(PET)병에 대한 재활용 기준을 강화하면서 사이다와 맥주 유통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사이다의 상징색이었던 녹색 페트병이 사라진다. 대신 투명 생수처럼 투명 페트병에 담겨 유통된다. 맥주 페트병도 퇴출된다. 페트병은 투명해야한다는 규제 때문이다.

환경부는 지난 12일 페트병 등급 기준 개정안을 확정해 업계에 알렸다. 이에 따르면 투명 페트병에 비해 재활용이 어려웠던 녹색과 갈색 등 유색 페트병은 2021년부터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녹색 사이다 페트병, 투명하게 교체

17일 업계에 따르면 사이다와 맥주 제조사들은 바뀐 환경부 페트병 재활용 기준안에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먼저 사이다의 상징색이었던 녹색을 페트병 용기에서는 볼 수 없게 된다.

실제 롯데칠성(005300)음료와 코카콜라 등은 투명 페트병에 사이다를 담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소비자 저항을 줄이고 사이다의 변질을 막으면서 정부 규제안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

기존 녹색 페트병을 전부 투명 병으로 바꾸면 햇빛에 따른 변질을 막기 위해 종이 박스를 보충하는 등의 대책이 뒤따를 수 있다. 페트병 재질을 기존 제품보다 두텁게 만드는 안도 있다. 동아오츠카의 ‘나랑드 사이다’나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 스트롱’처럼 이미 투명 페트병 제품도 있어 소비자 저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문제는 수십년간 쌓아온 제품 이미지다. ‘사이다=녹색’이란 정체성이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칠성사이다로만 2017년 3909억원의 매출을 올린 롯데칠성음료는 고민이 특히 크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수십년간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를 쉽사리 바꾸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여러가지 안을 놓고 신중히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시장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작은 ‘스프라이트’의 코카콜라는 페트병 투명화로 가닥을 잡은 분위기다. 대신 페트병 라벨에서 녹색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맥주 페트병, 사실상 퇴출 수순

맥주 페트병은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사이다 페트병과 달리 맥주 페트병은 갈색에 더 두꺼운 소재로 돼 있다. 외부 빛 투과를 막아 맥주 변질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런 이유로 투명 페트병에 맥주를 담아 유통하는 안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업계에서는 페트병 퇴출이 맥주 단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전했다. 페트병 제작 단가가 병이나 캔보다는 저렴하기 때문이다. 한국주류산업협회 관계자도 “업체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체 맥주 출고량 중 페트병 비율은 16% 정도다. 이 시장은 수입 맥주가 파고들지 않은 시장이기도 하다. 국내 맥주 브랜드 입장에서는 페트병으로 형성됐던 맥주 시장 하나를 잃는 셈이다.

페트병에 붙는 라벨 규제도 기업들에게는 부담이다. 환경부는 페트병에 라벨을 비접착으로 붙이고 소비자가 쉽게 뜯을 수 있도록 절취선을 표기하도록 업체들에 권고했다. 뜯어진 라벨은 물에 쉽게 뜨도록 밀도가 1.0 미만이 돼야 한다. 수거후 분리 작업을 고려한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조건을 충족시킬 라벨부착 기술력이 국내에는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식음료 배송 제품이나 선물세트 등에 쓰이는 포장재 문제가 환경에는 더 심각할 수 있는 데 유독 주류업계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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