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보통 증시 역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올해 초 중국 증시를 상승시킨 호재는 코스피 시장엔 해당되지 않으면서 중국 증시만 ‘나홀로 강세’를 이어갔습니다. 미·중 무역분쟁 완화에 대한 기대효과가 한국보다 당사자인 중국이 훨씬 컸던 데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에 중국A주가 편입되는 이슈도 중국에 국한된 호재였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상해종합지수가 지난해 폭락을 딛고 파죽지세로 상승했던 반면, 코스피 지수는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찔끔찔끔 올랐습니다. 올 들어 4월까지 상해종합지수는 23%나 올랐지만, 코스피 지수는 같은 기간 8%밖에 오르지 못했죠. 원화가 한국 시장의 취약한 펀더멘털에 약세를 띠었던 반면, 위안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띠었던 것도 이같은 움직임을 뒷받침하는 이유입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를 의도적으로 절하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 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합니다. 위안화 가치가 절하되면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미국 관세 부과를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이 되도록 가치 절하를 용인하진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합니다.
김지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 선을 넘어서면 중국 경제의 위기론이 다시 부각되면서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하다”며 “지난 2년의 경험에서 보면 중국 당국이 1달러당 7위안을 넘어서는 ‘포치(破七)’를 용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5월이 마지막입니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연초에 유입됐던 외국인 자금들은 달러 환산 코스피 지수로 보면 환차손에 의해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한 상황”이라며 “신흥국 통화, 특히 위안화의 강세 전환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외국인 매도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