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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증시 뿐 아니라 유가도 급락하면서 이들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와 DLS에 빨간 불이 켜졌다. 상당수가 원금손실구간으로 진입한 상태다.
S&P500·홍콩 H지수 ELS ‘빨간불’
20일 증권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파생결합상품 발행잔액은 110조1848억원에 달했다. ELS, DLS 등 다양한 상품 중 유로스탁스50을 비롯해 홍콩 항셍(H)지수, S&P5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상품이 많이 팔렸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증시 불안과 미·중 무역분쟁 우려로 H지수를 기초로 발행된 ELS는 원금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올 들어 H지수를 포함하는 ELS 129개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손실종목 상환금액은 1253억15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연초 3만3484를 넘어섰던 H지수가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10월말 26.7%(8944포인트)나 급락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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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S&P500을 기초로 녹인 배리어(원금손실구간) 65%인 ELS 상품은 27조5708억원어치 발행됐고, 미상환잔액도 10조9064억원에 달한다. 만약 고점을 기준으로 S&P500이 1911.59까지 하락한다면 수 조원의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우려했던 대로 S&P500지수가 중기 추세선을 밑도는 상황을 맞게 됐다”며 “3분기까지 독야청청 나홀로 상승하던 미국증시는 당분간 이머징마켓과 함께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혁준 NICE신용평가 금융본부장은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로 파생결합증권 관련 리스크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특히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H지수를 기초로 한 ELS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24.6%에서 올 상반기 75.5%로 크게 늘어난 상태”라고 지적했다.
원유 DLS ‘흔들’…안전장치 갖춘 상품 `투자`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DLS의 평가손실도 커지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0월 초 기록한 고점에 비해 두 달 만에 40% 가량 급락한 상황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DLS의 녹인 배리어(원금손실구간)별 미상환잔액은 △55% 200억원(발행금액 1조3170억원) △50% 2160억원(8220억원) △45% 2310억원(5810억원) △40% 610억원(890억원) △35% 750억원(2060억원) 등 총 6028억원 수준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50% 이하의 녹인 배리어 DLS가 남아 있다”며 “WTI가 배럴당 35달러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손실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ELS 등 파생결합상품의 수익률은 연초 5% 수준에서 최근 7.5%까지 높아졌다. 시중금리가 올랐고, 변동성이 확대된 영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단순히 고수익률에 현혹될 것이 아니라 공격적인 투자를 지양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다만 홍콩 H지수, 코스피지수 등 전저점 수준에 근접한 일부 기초자산의 경우 신규 투자 검토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ELS 신규투자자의 경우 현재 H 지수 수준은 투자하기 좋은 기회”라며 “기존 투자자의 경우엔 3~6개월 가량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