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F10th]존 켈리·문정인 "3·4차…북미 정상회담 계속할 수 있어"

"트럼프, 원하는 결과 얻을 때까지 정상회담 계속할 것"
비핵화 방식…'빅딜vs스몰딜' 여전히 입장 차이
"미중 무역분쟁, 불균형의 균형…군사적 분쟁 안 될 것"
  • 등록 2019-06-13 오전 5:00:00

    수정 2019-06-13 오전 5:00:00

문정인(오른쪽)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과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12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한반도 미래를 만드는 공식이란 주제로 대담을 나누고 있다. ‘한반도, 혼돈과 위기를 넘어서’란 주제로 이틀간 진행하는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첫 날인 이날에는 ‘파워게임, 누가 주도하는가’를 주제로 정치·외교·안보영역을, 둘째 날인 13일에는 ‘경제전쟁, 무엇을 얻어낼 것인가’란 주제로 경제·산업영역에서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김영환 하지나 원다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가이기 때문에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3차, 4차, 10차… 정상회담을 계속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북미 모두 하노이가 마지막 기회는 아니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3차, 4차 정상회담을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이 양쪽 입장인 것 같다.”(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존 켈리 전 비서실장과 문정인 특보 모두 향후 북미가 비핵화를 위한 정상간 협상을 거듭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받았다고 직접 밝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는 다른 진단을 내놨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북한이 쉽게 핵을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고 점쳤고, 문 특보는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미국에 제안한 영변 핵시설 폐기를 높은 수준의 비핵화 의지로 봤다.

“친서 계기로 3차 정상회담 개최될 것”

켈리 전 비서실장은 12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한반도 미래를 만드는 공식’을 주제로 한 문 특보와의 대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굉장한 비즈니스맨으로 항상 문제를 협상을 통해서 해결하려는 입장”이라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원하는 것보다 많은 결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앞으로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3차, 4차 회담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북한 지도자와 직접 회담에 나섰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의지를 높이 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굉장히 실용주의적인 사람”이라며 “현재 상황을 전진시키고 뭔가 진척을 보려고 반드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진행된 상황을 과거로 돌리는 행보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여전히 좋은 관계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 받은 김 위원장의 편지를 “아름다운 친서”라고 표현한 점에 주목하면서 향후 북미 3차 정상회담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존 켈리(오른쪽)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한반도 미래를 만드는 공식이란 주제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과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켈리 전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이 거래를 성사시킨 사람이라고 자처하고 있다”라며 “지금까지 북한의 지도자와 관계를 만든 적이 없었는데, 이것에 대해서 새롭게 도전하고 있다. 개인적인 관계를 만들어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특보도 “김 위원장 입장에서도 진심으로 미국의 지도자와 제대로 된 관계를 만들어보려는 의도가 없었다면 중요한 인사들을 미국에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며 “북한도 충분히 진지한 의도를 갖고 있다”고 짐작했다.

“金, 핵 포기 준비 안 돼”vs“영변 포기는 큰 제안”

두 사람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는 엇갈린 견해를 보였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김 위원장이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는 이유는 핵이라는 협상카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핵무기를 포기할 경우에는 미국에 항복하는 것”이라며 “핵이 있어 트럼프 대통령과 계속해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 실험한다는 점에서 보듯 김 위원장 자체가 모든 것을 다 포기하는 것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비해 문 특보는 “5MW(메가 와트)의 핵무기 개발 시설을 갖고 있는 영변 핵시설을 완전히 폐기하겠다는 제안은 작은 제안이 아니다”라며 “만약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를 했을 때만 제재 완화를 해줄 수 있다고 했다면 이를 북한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서로가 입장이 다른 것”이라고 반론을 폈다.

하노이 회담 당시 북한은 영변 핵시설의 폐기를 내세우면서 제재의 일부 해제를 요구했고 미국은 영변을 포함한 모든 핵시설의 폐기를 주장하며 맞섰다. 단계적 비핵화 방식인 ‘스몰딜’과 일괄타결식 비핵화 방식인 ‘빅딜’에서 북미가 접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 결렬로 결론이 났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처했던 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기 위해 청문회에 서는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다만 결렬로 마무리된 하노이 회담에 대해 “언론이나 국민들이 하노이 회담의 결렬로 인해서 북미 양국의 노력을 너무 폄하한 부분이 있다”라며 “지난 70년 동안 정체됐던 한반도 정세가 지난 2년 동안 굉장히 큰 진전을 본 것이 사실”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불균형 바로 잡겠다는 것”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정체된 가운데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논의됐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이에 대해 “오래된 불균형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라며 “중국과 500억 달러 이상의 무역 불균형이 존재해 있는데 우리가 받는 피해가 크다는 것에 대해서는 미 의회와 백악관 내부, 그리고 언론에서도 동의하는 부분”이라고 당위성을 주장했다.

문정인(왼쪽)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12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한반도 미래를 만드는 공식이란 주제로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문 특보는 “미중 무역 분쟁이 계속된다면 데스 트랩(Death trap)이 될 것”이라는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석좌교수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동남아해, 대만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볼 때 미중 분쟁 격화 정도가 상당히 우려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미국이나 중국 모두 영향력 확대를 위한 군사력 증대가 있을 수 있겠지만 현재의 무역 분쟁이 군사적 분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라며 “해상 영토가 우리 것이라고 주장하는 많은 국가들이 있지만 소규모의 해상분쟁이 더 큰 군사적 분쟁으로 번져나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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