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결산]파행으로 시작해 막장으로 끝난 국감…‘쇼만 난무했다’

여야 민생국감 다짐에도 대선 앞두고 정쟁 난무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으로 모든 상임위 도배
무책임 폭로·막말 호통에 모르쇠 답변 일관
  • 등록 2016-10-19 오전 5:00:00

    수정 2016-10-19 오전 8:09:43

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반쪽에서 시작해서 파행으로 끝난 막장 드라마다. F학점이라는 성적도 아까울 정도다”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역대 최악이라는 혹평 속에 마무리됐다. ‘혹시나’ 했던 국민적 기대감은 ‘역시나’였다. 국감 기간 중 이른바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여야 의원들이 점심식사를 더치페이로 계산한 게 유일한 소득이라는 냉소적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여야는 민생을 최우선적으로 다루겠다고 다짐했지만 공염불에 그쳤다.

특히 올해는 유독 심했다. 각 부처 예산·정책집행의 적절성을 따지는 행정부 견제라는 본연의 기능은 사리지고 여야의 사생결단식 대권싸움만이 넘쳐났다. 여당은 오직 청와대만을 바라보고 철벽방어에 나섰다. 야당 역시 결정적 한방 없이 무리한 정치공세를 주도했다. 과거에 수두룩했던 국감 스타마저 없었다. 그 틈을 비집고 들어선 것은 대선전투를 주도한 여야의 저격수들이었다.

시작부터가 파행이었다. 새누리당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에 반발해 국감을 보이콧하면서 야당 단독으로 일주일 동안 김빠진 국감이 이어졌다. 비판여론에 밀린 새누리당이 국감 복귀를 전격 선언한 이후는 더 가관이었다. 청와대 비서실세 개입 논란으로 정치권 최대 이슈로 떠오른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모두 상임위로 확대됐다.

불량 상임위인 대표격인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교육과 문화 이슈가 완전 실종됐다. 처음부터 끝까지 온통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이었다. 이 과정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안종범 청와대 정책수석, 차은택 CF감독, 최순실씨,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 등 증인채택을 둘러싼 여야의 볼썽사나운 공방도 이어졌다. 국감 막판에는 이른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파문을 놓고 여야가 대격돌을 이어갔다.

여야 의원들의 질의 태도나 수준 역시 기대 이하였다. 대안 위주의 정책감사보다는 면책특권을 활용한 무책임한 폭로가 판을 쳤다. 수준 낮은 중복질의는 물론 피감기관장이나 증인, 참고인을 막무가내로 몰아붙이거나 막말국감도 국회의 품격을 떨어뜨렸다. 피감기관 역시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는 식으로 일관했고 일부 증인은 모르쇠 답변으로 비난을 좌초했다. 아울러 국회와 세종시와의 물리적 거리 때문에 국회에서 국감이 열릴 때마가 각 부처 장·차관은 물론 실국장급 간부들이 국회로 몰리면서 해당 부처는 업무마비 상태에 내몰렸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문제로 국감 무용론이 나오지만 대통령 중심제 하에서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라는 고유 기능을 감안할 때 아무리 엉망이라도 없애는 건 문제”라면서 “국감은 제도적으로는 문제가 거의 없다. 결국 운용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특히 “대안으로 거론되는 상시국감은 여야 공방의 상시화로 이어질 뿐”이라고 우려하면서 “국감을 정국주도권 확보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여야 정당의 인식과 스타 등용문 정도로 여기는 국회의원들의 사고가 하루 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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