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화재 진화·승객 구조…서울교통공사, 의인 7인 선정

서울 지하철서 타인 구조·안전확보 나선 의인들
화재 진화 황수호씨·심폐소생술 도운 이봉원씨 등
  • 등록 2021-08-04 오전 6:00:00

    수정 2021-08-04 오후 9:25:55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지난 7월 3일 새벽 3시 42분.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방화범이 서울 지하철 5호선 길동역 지하 1층 대합실 개방통로를 지나가다 팔각의자에 부착된 안전띠에 불을 붙였다. 이 개방통로를 지나가다 우연히 목격한 황수호 씨는 지체 없이 통로 구석에 위치한 비상용 모래함에서 모래를 꺼내 이를 뿌렸다. 이 결과 자칫 큰 불이 날 수 있었던 상황은 발빠른 황 씨 대처로 무사히 진화하는데 성공했다.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는 올 상반기 서울 지하철 1~8호선에서 승객 구조·안전 확보에 적극 나선 ‘지하철 의인’ 7명을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선정된 7명은 시민 백나영 씨, 오기운 씨, 오승주 씨, 윤수빈 씨, 이봉원 씨, 최현웅 씨, 황수호 씨다. 공사는 선정된 의인들이 각각 활약했던 역으로 이들을 초청, 포상금과 감사패 등을 지급하며 감사의 뜻을 표하고 이들의 의로운 행동을 기렸다.

지하철에서 갑자기 쓰러진 다른 승객을 적극적으로 구조, 소중한 생명을 살린 시민들도 큰 감동을 줬다. 이봉원씨와 오기운씨는 지하철 6호선 응암역에서 지난 2월 26일 9시 34분 쯤 응암역 승강장에서 쓰러진 중년 남성에게 역 직원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것을 보고, 함께 남성의 손과 다리를 주무르며 혈액이 순환하도록 돕는 등 생명을 구하기 위해 힘썼다. 덕분에 남성은 병원으로 후송된 후 무사히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백나영씨, 오승주씨, 윤수빈씨도 지난 2월 5일 오후 7시 45분 쯤 지하철 3호선 양재역 승강장에서 갑자기 쓰러진 승객을 구하는 데 큰 활약을 했다. 오금 방면으로 향하는 열차를 타기 위해 승강장에 서 있던 백 씨는 근처에서 60대 남성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 지체 없이 119 및 역 직원에게 해당 사실을 알렸다. 결국 해당 남성은 지하철 직원과 오씨, 윤씨의 도움으로 의식과 호흡을 되찾았으며, 이후 도착한 119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후송되어 큰 탈 없이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최현웅 씨는 바쁜 출근시간대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날카로운 눈썰미로 몰카범의 범행 현장을 목격, 재빠르게 역에 알리고 범인 검거를 돕는 등 지하철에서 정의를 실천해 의인으로 선정됐다. 최 씨는 지난 3월 26일 오전 8시 21분 경 영등포시장역 에스컬레이터에 탑승한 여성 뒤에서 카메라로 몰래 신체를 촬영하고 있던 범인을 발견했다. 이에 지체없이 역으로 전화해 이 사실을 알렸고, 출동한 역 직원들과 공조하여 범인을 도주하지 못하게 가로막아 경찰이 범인을 체포할 수 있도록 도왔다.

공사는 시민포상심의위원회를 매년 상·하반기에 개최해 지하철에서 발생한 시설물 장애, 인명구호, 방화진압, 범죄대응 등 안전사고 예방에 큰 역할을 한 시민을 의인으로 선정·포상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점차 각박해져 가는 우리 사회이지만, 의인들의 따뜻한 행동을 보면 정(情)과 의(義)가 아직은 살아있음을 느낀다”며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고 지하철 안전을 지켜주신 의인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 6호선 응암역에서 감사장와 포상금을 수여받은 오기운 씨(왼쪽 두번째), 이봉원 씨(가운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에서 감사장와 포상금을 수여받은 의인 최현웅씨(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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