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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LG전자(066570)가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하고 사업 확대에 빠르게 힘을 싣고 있다. 적자 행진이 이어지는 MC(Mobile Communications) 사업본부 인력을 최근 대거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 사업본부로 이동시키면서 두 사업본부 간 사상 처음 인력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연내에는 매출 규모도 뒤집히는 등 사업 무게가 완전히 옮겨갈 전망이다.
3일 LG전자의 올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VS 사업본부 인력은 총 4384명으로 MC 사업본부(3870명) 인력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지난해 12월만 하더라도 VS 사업본부 인력은 3935명에 그쳐 MC 사업본부(4014명)보다 인력 규모가 작았지만 불과 3개월 사이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이같은 두 사업본부 간 인력 역전 현상은 최근 LG전자가 실시해온 인력 재배치의 결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최근 스마트폰 사업 부진에 따라 MC사업본부의 매출이 하락하고 영업적자가 깊어지자 인력 축소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2년 전인 2017년 3월 6707명에 달했던 MC 사업본부 인력은 올해 들어 4000명대 아래로 추락했다. 최근 MC 사업본부 인력을 VS 사업본부로 대거 이동시킨 것이 결정적이었다. 또 MC사업본부는 올해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서도 인력을 배정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VS 사업본부는 인력 규모에 이어 매출 비중에서도 조만간 MC 사업본부를 넘어설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2015년 2분기부터 1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MC 사업본부의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사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는 VS 사업본부가 매출 비중에서도 연내 역전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그룹 차원에서 미래 먹거리로 육성 중인 전장 사업에 다각도로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글로벌 시장 둔화와 치열한 업체 경쟁 등으로 부진에 빠진 스마트폰 사업에서 무게 중심을 빠르게 이동해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가 추진하는 전장 사업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텔레매틱스·디스플레이 오디오·내비게이션 등), 전기차용 구동부품(모터·인버터·배터리팩 등), 자율주행차 부품, 자동차 램프 등이다.
최근 치열해진 시장 경쟁에도 불구하고 GM과 람보르기니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구동모터와 인버터, 배터리팩 등 주요 부품을 공급하며 지속 성장 중이다.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연간 기준 최초로 4조원을 돌파하는 등 양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꾸준한 매출 증가와 함께 내년 영업이익 흑자 전환도 기대된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전장 사업부문 명칭을 VC(Vehicle Components) 사업부문에서 VS 사업부문으로 변경하고 최고경영자인 조성진 부회장 직속으로 ‘자율주행사업 태스크’도 신설한 LG전자는 올해 전장 사업 투자 규모(8672억원)를 지난해(7090억원)보다 20% 이상 늘리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주력 거래선이 공장을 멈추는 등 세계 자동차 시장 수요 현황이 녹록지 않지만 내년 전장 사업의 흑자전환이 예상대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성장 가능성이 큰 전장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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