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깊고 푸른 '여백'…김현철 '제주 박수기정'

2018년 작
과감히 나눈 화면에 전통화법 앉힌 현대동양화
죽죽 그은 붓선, 하늘색·바다색 채운 여백 특징
  • 등록 2018-10-25 오전 12:10:00

    수정 2018-10-25 오전 12:10:00

김현철 ‘제주 박수기정’(사진=갤러리두인)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제주 서귀포 남쪽 해안의 ‘박수기정’. 깎아지른 절벽과 주상절리, 감싸듯 총총 박힌 소나무가 한 폭 병풍이 돼 가슴에 박히는 풍광. 1년 내내 바가지로 마실 수 있는 샘물(박수)이 솟는 절벽(기정)이란 뜻이란다.

그런데 말이다. 아무리 뛰어난 풍경이라도 이 깊이를 당해낼 수 있겠나. 짙푸름으로 숨 막히게 하는 바다색과 청명하다 못해 뚫린 듯한 옥빛 하늘색의 ‘반전’을 따라잡겠는가 싶은 거다. 현대 동양화의 길을 낸 금릉 김현철(60)의 재간이다. 간송미술관 연구위원으로 오랜 시간 옛 그림을 모사하고 탐구해온 여정이 찾아낸 자신만의 어법이란다.

‘제주 박수기정’(2018)은 과감하게 둘로 분할한 화면에 얹은 전통화법으로 뽑아낸 ‘진경’이다. 대평포구에서 바라보면 이런 절경이 나온다는데, 작품은 ‘밀당’ 중인 먹의 번짐과 색의 스밈까지 보탰다. 망설임 없이 죽죽 그어낸 붓선에도 주눅 들지만 더한 건 여백이다. 흔히 말하는 ‘여백의 미’가 바다고 하늘이 될 줄은 몰랐으니까. 깊고 푸른 여백, 바로 그거다.

31일까지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28길 갤러리두인서 여는 개인전 ‘누구나 자신만의 바다를 품고 있다’에서 볼 수 있다. 아사천(삼베천)에 수묵채색. 53×72.7㎝. 작가 소장. 갤러리두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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