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운동사에 잊힌 이름, 75학번 후일담

우리 기쁜 젊은 날
진희숙│408쪽│삼인
  • 등록 2018-08-08 오전 5:03:30

    수정 2018-08-08 오전 5:03:30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학생운동’이라면 늘 따라오는 게 386세대다. 하지만 군부에 저항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고자 한 이들은 전에도 있었다. 독재에 맞섰으나 신군부의 폭력에 밀려난 이들. 꿈꾸던 사회를 이루지 못하고 투항하다시피 역사의 전면에서 퇴각한 1970년대 학번이다. 1980년대 학번이 불완전하나마 혁명에 성공한 사이 1970년대 학번은 빠르게 잊혀갔다.

음악평론가이자 클래식교양서 작가로 일하는 70년대 학번의 저자가 겪은 학생운동의 기억을 산문으로 풀었다. 저자가 대학에 입학한 1975년은 대학가를 중심으로 반유신시위가 한창이던 때다. 비밀서클과 동아리를 중심으로 학생들은 들불처럼 일어났다. 문학책만 읽던 순진한 소녀는 사회의 적나라한 현실과 맞닥뜨리고 사회운동에 적극 나서게 된다.

우연찮게 현실에 눈뜬 75학번의 분투기다. 수배 중인 친구나 선후배를 숨겨주고, 자신이 연행되기도 하면서 겪은 현장을 세세하게 되살렸다. 회고담이 빠지기 쉬운 감상이나 사실을 미화하지 않고 관찰자로서 역할에 충실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김근태 전 국회의원이나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당시 학생운동에 참여했던 유명인사가 실명으로 등장하며 에피소드를 만들어내 흥미를 높인다. 형식적으로는 산문집이나 소설처럼 읽힐 만큼 몰입감도 크다.

학생운동이 소재이나 진지하기만 한 투쟁기는 아니다. 1970년대를 살아낸 청년의 사랑과 이별, 욕망과 고통, 우정과 연민까지 실었다. 청춘의 에너지는 다양한 풍경 속에 숨 쉬고 요동치고 있었다는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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