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안목 키우려면 '인문학' 공부하세요"

[MZ세대 멘토 이동훈 SK바이오투자센터장]
매주 '클럽하우스'서 투자철학 강의
은행이 십자군 기사단서 탄생했듯
뿌리·맥락 알아야 돈 흐름도 보여
  • 등록 2022-01-12 오전 6:00:00

    수정 2022-01-12 오전 6:0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클럽하우스를 통해 MZ세대가 경제적 자유를 위한 재정 독립에 대해 많이 고민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들에게 멘토링을 해주면서 저 또한 앞으로 주목해야 할 산업분야나 트렌드 등에 대해 많은 걸 배우고 있습니다.”

이동훈(54) SK바이오투자센터장(부사장)은 매주 수요일 오후 9시가 되면 음성 기반 SNS 클럽하우스를 통해 MZ세대와 만난다. 지난해 2월부터 운영 중인 ‘클하대학교’를 통해서다. 강의 내용은 투자·금융 등 자신의 전공 분야는 물론이고 인문·사회·문화·역사 등 폭넓은 이야기를 다룬다. 상시 참가인원이 300~400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동훈 SK바이오투자센터장(부사장)이 최근 서울 중구 SK서린빌딩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단기 투자 아닌 장기적 투자 철학 강조

특히 이 부사장의 강의는 단기적인 투자 비법이 아닌 장기적 안목의 투자 철학을 강조해 MZ세대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이 부사장은 최근 서울 중구 SK서린빌딩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MZ세대 대다수가 충분하지 않은 셀러리에 종잣돈도 별로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았다”며 “투자는 40대 후반~50대에 성과가 나오는 장기전인 만큼 투자에서 철학과 원칙이 중요하다는 것을 MZ세대와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삼정 KPMG 투자자문 파트너 전무이사,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동아ST 글로벌사업 본부장을 맡아 해외사업을 진두지휘했다. 현재는 SK의 투자 전문 지주회사인 SK바이오투자센터에서 부사장으로 바이오 관련 투자를 총괄하고 있다.

이 부사장이 말하는 투자 원칙은 크게 세 가지다. 자신만의 투자 스타일을 제대로 파악하고, 정보를 얻기 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열심히 공부하며 장기적으로 투자하면서 자신만의 철학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투자자로 3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터득한 자신만의 노하우이기도 하다.

물론 이 부사장이 처음부터 투자에 성공한 건 아니었다. 그 역시 30대 시절에는 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반복되는 실패 속에서 자신이 금융에는 전문가이지만 산업을 보는 눈은 문맹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에 어떤 산업이 미래를 선도할지 공부하기 시작했고, 이후 장기 투자를 통해 많은 수익을 얻고 있다. 투자 전문가임에도 인문·역사·문화 등 다른 분야를 공부하는데 시간을 아끼지 않는 이유다.

“유럽의 은행 로고는 기사단의 문장에서 나온 것이 많아요. 십자군이 성지 회복을 하며 획득한 금은보화를 저장하는 과정에서 금융이 탄생했거든요. 기사의 충성도가 곧 은행의 충성도로 이어졌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충성도가 높은 곳이 스위스였어요. 이처럼 자본주의는 10~20년 사이에 나온 게 아니라 긴 역사적 맥락에서 생겨난 거예요. 이런 뿌리를 잘 안다면 투자에서도 조금 더 안목이 생기겠죠.”

이동훈 SK바이오투자센터장(부사장)이 최근 서울 중구 SK서린빌딩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클하대학교’ 강의 내용 엮은 책 불티

지난해부터 주식·가상화폐·부동산 등으로 불어온 투자 열풍에 대해선 “10년 전에도 이런 현상은 있었지만, 지금은 SNS를 통해 누가 투자로 얼마를 벌었는지 금방 소문이 나다 보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유행처럼 투자에 동참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 부사장은 “‘단타’를 통해 투자에서 실패했다면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성찰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반성의 시간 없이 무작정 투자해서 손실을 보고 다시 투자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개인 투자자는 70%의 안전자산을 갖고 30%만 베팅하며 늘 회복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엔 이런 내용을 담은 책 ‘어떻게 경제적 자유를 얻을 것인가’를 펴냈다. 지난해 7~8월 ‘클하대학교’에서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투자 비법에 초점을 맞춘 기존 투자 관련 서적과 차별화된 내용으로 독자들의 구매가 이어지며 3쇄에 들어갔다. 11일 기준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경제경영 부문 주간 베스트셀러 3위에 올라 있다.

이 부사장은 사람과 만날 때도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다. 위아래로 12살 차이까지는 격 없이 소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후배 세대와의 소통에 더 적극적이다. 이 부사장은 “기성세대의 권위를 내려놓고 MZ세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때 MZ세대와의 소통은 시작된다”며 “다음에는 나의 멘토와 멘티에 관한 이야기로 MZ세대에 도움이 될 책을 쓰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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