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와 한화 싸움에…정작 'KDDX'가 안보인다[김관용의 軍界一學]

방사청, HD현대중공업 부정당 제재 심의 예정
한화오션도 나서 경쟁사 부당 사업 참여 비판
업체 간 경쟁 과열 탓에 KDDX 진면목 안드러나
국가 방위력 개선 '기념비적 사업'으로 주목해야
  • 등록 2024-02-25 오전 8:52:43

    수정 2024-02-25 오전 8:52:43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HD현대중공업(329180)에 대한 제재 심의를 앞두고 한국형 차기 구축함인 ‘KDDX’(Korea Destroyer Next Generation)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경쟁사인 한화오션(042660)이 HD현대중공업에 대한 부정당 제재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 시작을 앞두고 있는 KDDX 사업은 여전히 시끄럽습니다.

업체간 경쟁 과열, KDDX 진면목 ‘뒷전’

실제로 KDDX는 사업자 선정 때부터 4년 내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2014년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해군 간부로부터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만든 KDDX 개념설계도(3급 군사기밀) 등을 ‘도둑 촬영’해 보관해 온 사실이 2018년 4월 국군방첩사령부(옛 국군기무사령부) 불시 보안감사에서 적발됐습니다. 당시 방첩사는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사상 최다인 25명을 검찰에 송치했는데, 12명의 HD현대중공업 관계자 중 9명이 기소돼 전원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당시 군 당국은 KDDX 기본설계 사업을 진행해 사업자로 HD현대중공업을 선정합니다. 기본설계를 진행한 업체가 보통 상세설계와 1번함 건조 사업을 맡습니다. 이 때문에 HD현대중공업이 수행하는게 수순입니다. 하지만 27일 방위사업청 계약심의위원회 결과 부정당 제재 조치로 입찰 참가자격 제한‘ 결정이 나오게 되면 HD현대중공업이 이를 담당하기 어렵게 됩니다. 물론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행정 조치를 지연시켜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래저래 어려운 상황입니다.

기본설계에 따른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조감도 (출처=HD현대중공업)
이같은 논란이 지속되면서 KDDX 함정이 대한민국 국가방위력 개선 사업에서 차지하는 중요성과 해당 전력의 진면목은 소외되고 있습니다. 주된 것과 부차적인 것이 뒤바뀐 ‘주객전도’ 상황입니다. KDDX는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기념비적 무기체계로 평가받아야 할 개발 사업입니다. 국내 기술로 함대 방공체계를 개발하는 첫 함정인데다가 선체 뿐만 아니라 전투체계, 다기능레이더, 방호체계 등 중요 구성품들이 국내 기술로 제작됩니다. 국내 전투함정 처음으로 전기로 움직이는 추진체계를 채택했습니다. 추진체계를 제외하고 대다수가 국산 기술로 만들어져 국산화율 85% 이상을 자랑합니다.

국내 기술로 함대 방공체계 최초 구현

KDDX의 가장 큰 특징은 미국산 ‘이지스’(Aegis)에 버금가는 전투체계를 국산화 하는 것입니다. 이지스 전투체계는 스파이(SPY)-1D 레이더와 중장거리 대공미사일을 이용해 적 비행 무기에 대응하는 통합 전투 체계입니다. 최대 24개 표적과 동시 교전을 할 수 있습니다. 탄도 계산과 무기 관제를 위해 슈퍼컴퓨터가 함정에 탑재됩니다. 스파이 레이더는 1000여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할 수 있습니다.

이에 준하는 전투체계를 국산화 한다는 목표입니다. 우리 정부는 탄도미사일 탐지와 추적, 대공전·대함전·대지전 등의 임무수행에 필요한 전투체계를 국내 연구개발로 확보하기로 하고, 2020년부터 2030년까지 개발비 6700억원을 투입합니다. 개발은 한화시스템(272210)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울산급 Batch-Ⅲ 1번함 ‘충남함’ 진수식에서 선체가 바다에 진수돼 있다. 충남함급 호위함부터 복합 센서 마스트가 탑재된다. (이데일리DB)
이와 함께 해당 전투체계와 연동되는 적 항공기 및 미사일 요격체계도 국산화 합니다. 미국산 스탠다드미사일(SM)이 아닌 국산 요격체계를 탑재합니다.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L-SAM’(Long-range Surface-to-Air Missile)을 해상용으로 개량해 탑재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우선은 적 항공기와 순항미사일 요격으로 개발돼 KDDX에 탑재 예정입니다. 2036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약 6900억원이 투입됩니다. 향후에는 탄도미사일 요격 미사일까지 개발해 탑재할 예정입니다.

또 KDDX는 울산급 배치(Batch)-Ⅲ 호위함부터 탑재된 복합 센서 마스트(ISM)의 진화형 모델인 통합마스트를 장착합니다. 듀얼밴드 다기능위상배열레이더와 적외선탐지추적장비, 피아식별기 등 탐지센서 뿐만 아니라 VHF/UHF 등 통신기 안테나를 평면형으로 국내 최초 개발해 마스트에 통합한 것입니다. 마스트 4면에 국산 에이사(AESA) 레이더를 장착해 이지스구축함과 같이 전방위 대공·대함 표적에 대한 탐지·추적과 다수의 대공 표적에 대한 동시 대응이 가능합니다. 통합마스트 탑재로 레이더 반사 면적(RCS)을 줄여 스텔스 설계가 가능해졌습니다.

게다가 외산을 사용하던 근접방어무기도 LIG넥스원(079550)이 개발한 제품(CIWS-II)을 탑재합니다. 대잠전을 위한 선체 고정형 소나와 예인형 선배열 소나(TASS)도 LIG넥스원의 국산 제품입니다. KDDX는 주요 장비와 무장이 모두 국산으로 구현된 K-방산 기술의 집약체라는 의미입니다.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LIG넥스원의 근접방어무기체계(CIWS-Ⅱ) 실물 크기 모형을 전시하고 있다. (이데일리DB)
KDDX 건조, 한 업체가 독식 못해

이에 더해 추진체계의 경우 완전 전기 추진방식을 선택했습니다. 국내 함정 최초입니다. 전기식 추진체계는 전 함속 구간에서 추진전동기를 운용하는 추진체계로 저속구간에서는 디젤발전기를, 중속구간에서는 가스터빈 발전기를, 고속구간에서는 디젤발전기와 가스터빈 발전기를 모두 구동해 추진 및 함 내부에 전기를 공급하는 추진체계입니다.장점으로는 기관구성이 단순하고 자동화를 통한 승조원 운용에 유리합니다. 통합된 전력사용으로 레이저와 같은 미래무기 사용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KDDX에 탑재되는 통합 전기식 추진체계에는 세계 최초로 25MW급 초대형 추진전동기가 탑재되도록 설계됐습니다.

이같은 KDDX는 개발비가 1조8000억원, 척당 건조비 1조원 대 등 총 7조8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됩니다. 6척이 완성될 경우 우리 해군의 기동함대 전력은 급상승해 기동함대사령부로 탈바꿈 할 수 있습니다.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 6척과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 3척, 현재 건조 중인 정조대왕급 이지스구축함 3척, KDDX 6척이 완성되면 이른바 ‘6·6·6’의 전력 구조를 완성합니다. 충무공이순신급 2척과 이지스구축함 2척, KDDX 2척으로 총 3개의 전단을 구성해 정비와 교육훈련, 실전배치를 교대로 운용할 수 있습니다.

이같은 중요성은 부각되지 않고 업체간 경쟁 과열 상황만 노출되고 있어 정부 당국의 고심이 깊습니다. 게다가 총 6척의 사업을 한 업체가 모두 감당하기 힘듭니다. 올해 내 방위사업청이 계약을 추진하는 KDDX 사업은 1조원이 좀 넘는 상세설계 및 1번함 건조 사업입니다. ‘총 7.8조원 사업 수주전’이라는 뉴스는 사실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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