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도와달라 불러놓고 윽박지른 집권여당

이병태 교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 출석
與 "이 교수, 감정적이고 모욕적인 단어 사용"
野 "참고인 의견 다르다고 문제삼으면 안돼"
  • 등록 2017-10-19 오전 5:50:00

    수정 2017-10-19 오전 6:14:13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노동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가 의원 질의에 대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조진영 김정현 기자] “제가 내년이면 60입니다. 여기 계신 의원님들에게 태도, 표정을 코치 받을 나이입니까? 제가 의원님 자식입니까?”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나온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답변 태도를 문제삼으며 언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의 요청하고 여당이 동의해 이날 환노위에 출석한 유일한 참고인이다.

이 교수는 이날 “이렇게 급격하고 과격하게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나라는 유례가 없다”며 “자영업자나 영세업자의 준비기간도 없이 획일적으로 인상해선 안된다. 우리 사회가 감당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언성을 높이며 이 교수를 비판했다. 서형수 민주당 의원은 “교수님은 한쪽 의견만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반박하자 손을 휘저으며 “들어가십시요”라며 질의를 마쳤다. 같은 당 신창현 의원은 “감정적인 표현과 모욕적인 단어를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가 “모욕한 적이 없다”고 하자, 웃으며 “제가 지금 웃은 것은 조소의 웃음이 아니다. 이런 태도가 오히려 진정성을 훼손한다”고 맞받았다.

이 교수는 반발했다.

“최저임금의 문제점만 이야기했습니다. 최저임금을 반대하는 것도 아니고 자영업자나 영세업자가 준비기간도 없이 획일적으로 한 것에 대해 문제점을 말했습니다. 의견이 다른 것 때문에 왜 모욕감을 느낍니까? 저는 의견이 다른데 모욕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그런데 (의원님은) 얼마나 소리를 치셨습니까?”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저임금과 관련한 전문가 시각을 듣고자 참고인을 요청했다”며 “논쟁과 토론이 있을 수있지만 싸우는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간사를 맡고 있는 임이자 의원도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을 부르는 이유는 참고인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의원들이 참고인의 의견 제시를 문제삼으면 안된다”고 짚었다.

여야의 충돌이 격해지자 홍영표 환노위원장이 중재에 나섰다. 홍 위원장은 “오늘은 이만하고 국감이 끝나면 환노위 차원에서 다시 초청해 얘기를 듣겠다”며 “돌아가셔도 좋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저도 한국 경제에 대한 염려가 커서 이 자리에 나온 사람”이라며 가방을 챙겼다.

일단락될 것처럼 보이던 공방은 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이 마이크를 잡으면서 다시 불 붙었다. 한 의원은 이 교수가 한 언론매체에 기고한 글을 언급하며 “현행 파견법을 모르고 글을 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방을 챙겨서 나가던 이 교수는 다시 마이크 앞으로 돌아와 “그야말로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맞섰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한 의원을 향해 “왜 참고인을 이기려하냐. 사상검증하듯”이라 했고 임이자 한국당 의원은 “다름을 인정하세요”라며 소리쳤다.

참고인을 향한 여당의 공격은 보수정권 시절에도 있었다. 2008년 이명박정부 당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자리에는 ‘유모차부대’ 인터넷 커뮤니티 운영자인 정혜원 씨가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당시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은 유모차 부대를 향해 “아동학대”라고 비판했다. 정 씨가 반박하자 장 의원은 “묻는 말에만 대답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신지호 의원도 “잘 대답하라”며 소리쳤다. 이에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정씨는) 증인도 아니고 참고인”이라며 “제가 듣기에 협박성 발언으로 들렸다”고 말했다.

다시 가방을 챙겨 회의장을 떠나던 이 교수는 기자에게 한마디를 남겼다.

“의견이 다르다고 소리지르는 모습이 적폐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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