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달 넷째주까지 미국 테네시 주(州) 클락스빌 공장에서 세탁기 양산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시범 가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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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첫 삽을 뜬 이 공장은 지난달 완공했지만 준공식도 내년으로 미뤄둔 채 양산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10월 세탁기 저율관세 쿼터 120만대가 모두 소진돼 하루라도 빨리 현지 생산을 앞당겨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공장 설립을 발표했을 당시에는 내년 1분기 양산을 목표로 했지만 계획을 바꿨다.
지난 2월 미국은 한국과 중국 등에서 수입하는 세탁기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해 추가 관세 부과를 시작했다. 미국 정부는 한국산 세탁기 120만 대까지를 저율관세 쿼터(TRQ)로 설정하고 TRQ 이하 물량엔 20% 관세를, 초과 물량엔 50% 관세를 물리고 있다. 지난달 소진한 120만대 저율관세 쿼터는 내년 2월에야 갱신된다.
세탁기 관세로 미국의 세탁기 수입은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미국은 대형 세탁기를 월 평균 35만대 수입했지만 올해 4월까지 월평균 수입은 16만1000대로 감소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현지 생산으로 즉각 대응해 타격은 크지 않았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9.1%, LG전자 17.2%, 월풀은 15.7%를 각각 기록해 1~3위를 차지했다. 한국 업체의 점유율 합계는 36.3%로 지난해 36.9%에서 소폭 하락했다. 관세 부담에도 한국 세탁기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선호는 여전하다는 얘기다.
트럼프 정부에 삼성, LG 등 한국 세탁기 때문에 자국 기업이 어려움에 처해있다며 세이프가드를 요청한 당사자인 월풀의 점유율은 되레 16.3%에서 15.7%로 떨어졌다. 철강과 알루미늄 세이프가드로 원자재 값이 급등해서다. 최근 미국 세탁기 가격 상승 폭은 역대 최대다.
LG전자 관계자는 “미국 공장을 본격 가동하더라도 국내 생산량은 유지한다”며 “글로벌 거점의 상황을 고려해 생산량을 조절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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