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도 티켓 판매 '증가'…잘 되는 공연 비결은?

뮤지컬 등 티켓 판매액 전년대비 증가
검증된 작품·뮤지컬 스타 티켓파워 흥행 견인
경기침체 계속되면 내년 중 여파 있을 수도
"쏠림현상 등 벗어나 건강한 생태계 만들어야"
  • 등록 2018-12-11 오전 6:00:00

    수정 2018-12-11 오전 6:00:00

뮤지컬 ‘태양의 서커스’의 한 장면(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공연시장이 연말 성수기를 맞아 다시 성황을 이루고 있다. 경기침체에도 티켓 판매는 오히려 늘어나 “되는 공연은 된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뮤지컬의 경우 지난해보다 티켓 판매가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티켓 예매처 인터파크가 집계한 뮤지컬 티켓 판매액 추이에 따르면 지난 10월은 전년대비 61%, 11월은 32%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10월과 11월의 티켓 판매액을 비교해도 7% 증가세를 보여 티켓 판매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다”라고 설명했다.

◇‘쿠자’ ‘라이온 킹’ 등 흥행 견인

공연시장은 경기침체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대표적인 분야 중 하나다. 실제로 세계 경제위기의 직격탄으로 맞았던 지난 2008년의 경우 일부 공연이 예정했던 공연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줄줄이 폐막하기도 했다.

올 연말 공연시장이 성황을 이루고 있는 것은 태양의서커스 ‘쿠자’와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 등 해외에서 이미 작품성과 흥행성을 검증 받은 공연이 무대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승우·김준수 등 뮤지컬 스타들의 티켓 파워까지 가세하면서 간만에 성황을 이루고 있다.

공연기획사 마스트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쿠자’는 개막 전 순수 티켓 예매만으로 목표치인 100억 원의 티켓 판매 매출을 달성했고 개막 한 달이 채 안 된 지난 1일과 2일 주말 2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인기에 힘입어 공연 기간도 내년 1월 6일까지 1주일 연장했다.

‘쿠자’를 홍보하는 PRM의 최혜조 팀장은 “다른 공연은 여성의 티켓 구입 비율이 높은 반면 달리 ‘쿠자’는 남성의 티켓 구입 비율도 40%에 달하고 연령대도 30대에서 50대까지 고루 분포돼 있다”며 “연말에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 콘텐츠라는 점에서 티켓 판매가 순조로운 편이다”라고 말했다.

내년 1월 서울 공연을 앞둔 뮤지컬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도 내년 2월 공연까지 거의 매진이 임박했다. 오는 13일 오픈을 앞둔 내년 3월 공연 티켓 예매에 대한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라이온 킹’의 홍보를 맡고 있는 공연기획사 클립서비스의 노민지 차장은 “기존 뮤지컬 관객이 아니라 일반인의 티켓 예매 문의도 상당히 많은 편”이라며 “‘라이온 킹’의 인터내셔널 투어는 이번이 처음인데다 한국에서는 다시 보기 힘든 공연이라는 점이 관심의 요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승우와 김준수가 출연하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와 ‘엘리자벳’도 매진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지킬 앤 하이드’의 홍보를 맡고 있는 창작컴퍼니다 관계자는 “2월 초까지 조승우의 출연회차는 모두 매진됐고 홍광호, 박은태의 출연 회차도 거의 다 매진됐다”고 밝혔다. ‘엘리자벳’ 제작사 EMK엔터테인먼트 관계자도 “연말 성수기인데다 ‘엘리자벳’ 자체가 마니아 관객이 많이 찾는 공연이라 티켓 판매가 잘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되는 공연은 된다”는 말은 비단 대형 공연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대학로를 중심으로 공연 중인 창작뮤지컬에도 관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각종 뮤지컬 시상식을 휩쓸며 재공연에 오른 ‘어쩌면 해피엔딩’, 시인 랭보의 이야기를 그린 신작 ‘랭보’ 등이 대표적이다. ‘랭보’를 홍보하는 로네뜨의 김혜경 대표는 “‘랭보’의 경우 초연에다 생소한 이야기임에도 흥미로운 소재로 관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1월 경기침체 여파 받을 수도

연말 성수기가 끝나는 내년 1월부터 경기침체의 여파를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노 차장은 “국내에서 뮤지컬 등 공연이 브로드웨이처럼 장기공연이 쉽지 않은 것은 그만큼 경기의 영향을 쉽게 받기 때문”이라며 “내년에도 경기가 계속해서 안 좋아진다면 공연시장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공연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 특정 작품이나 특정 배우에 대한 관심에서 시장 전체에 대한 확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혜원 경희대 교수는 “잘 되는 공연만 잘 되는 올해 연말 공연 시장의 분위기는 지나친 쏠림현상의 결과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지 교수는 “공연 선택 기준은 ‘작품’ 자체가 돼야 한다”며 “유명 배우가 나오거나 화제성이 있는 작품에만 관객이 몰리는 분위기에서 조금씩 벗어나야 건강한 공연시장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올해 연말 공연시장에서 아쉬운 점은 외국에서 온 대극장 공연이 유독 잘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원 교수는 “대극장 뮤지컬은 높은 배우 출연료 때문에 정작 공연시장의 수익이 한쪽에만 집중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며 “대극장 뮤지컬과 함께 중·소극장의 창작뮤지컬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장으로 나아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뮤지컬 ‘라이온 킹’의 한 장면(사진=Joan Marcus ⓒDisney, 클립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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