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윗선부터 바뀌어 실무로 가는 '톱다운' 해야"

이현순 두산그룹 CTO 부회장, 관련 행사에서 강조
  • 등록 2019-06-06 오전 7:00:00

    수정 2019-06-06 오전 7:00:00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과거에는 전자 도어락을 팔고 나면 그만이었죠. 고객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아야 바람직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죠. 실시간으로 제품이 잘 작동하는 지 여부를 제조사에 알려주는 상황에서, 연락이 오지 않으면 오히려 문제가 생긴 상태가 됐습니다.”

국내 제조업 연구개발(R&D) 분야의 전설적인 인물인 이현순 두산그룹 부회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 전환에 대해 던진 화두는 ‘속도감 있는 변화’였다. 큰 그림을 그리되 시작은 작게라도 움직이고, 조직의 수장부터 솔선수범해 변화를 도입하는 ‘톱다운(Top-down)’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두산그룹의 총괄 최고기술책임자(CTO) 역할을 맡은 이 부회장은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 서울에서 열린 ‘3D 익스피리언스 포럼 2019’ 기조연설자로 나서 한국과 두산그룹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관한 추진 전략과 흐름에 대해 소개했다.

이현순 두산그룹 부회장이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 서울에서 다쏘시스템코리아가 개최한 ‘3D 익스피리언스 포럼 2019’ 기조연설에서 두산인프라코어의 ‘두산 커넥트’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재운기자
“갈수록 하락하는 韓 노동생산성, 디지털 전환으로 극복”

이 부회장은 현대자동차에서 1990년대 우리 독자기술로 만든 자동차 엔진을 개발하는데 앞장선 인물로, 이후 현대자동차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독자 엔진을 보유한 완성차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이 부회장은 이후 한국자동차공학회장, 현대차 연구개발총괄본부 부회장 등을 거쳐 두산그룹 부회장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이사장 등을 역임하고 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다쏘시스템은 제조업 분야에서 필수인 각종 3차원(3D) 입체 설계에 필요한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 판매하는 세계 최대 업체다. 국내·외 대부분의 제조업체에서 다쏘시스템의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다쏘시스템의 버나드 살레 회장과 오랜 친분이 인연이 돼 기조연설자로 초청받았다.

그는 “우리 경제성장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을 정도로 중요하지만, 갈수록 노동생산성은 떨어지고 있다”며 “시간당 노동생산량이 미국(87달러), 독일(81달러)에 비해 크게 낮은 51달러에 불과”한 상황을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이런 문제가 나타난 것은 공정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노동력과 자본의 배분도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탓”이라며 “이 문제를 해소할 핵심적인 역할을 바로 디지털 전환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업 분야에서 조직이 가진 노하우와 강점을 사물인터넷(IoT)이나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같은 최신 정보통신기술(ICT) 역량과 결합하는 디지털 전환이 새로운 성장을 만들 핵심이라는 의미다.

두산그룹은 이런 점에 따라 그룹의 전반적인 사업을 △㈜두산 △두산인프라코어·밥캣 △DHI(엔지니어링 분야) 등 세 가지로 분류하고 각 분야에 맞는 기준과 원칙을 정립했다.

특히 인프라코어 부문에서는 판매한 건설장비를 ‘두산 커넥트’를, DHI 분야에서는 ‘발전소 원격관리’ 서비스를 강화했다. 두 서비스는 기존에 제품을 판매하거나 건설·구축 완료 후 연결이 끊어지던 점을 해소하고, 실시간으로 디지털을 통해 미리 문제를 예방하는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제공하는데 주력했다. 한국동서발전의 경우 두산의 원격관리 서비스를 활용해 6개월간 60가지의 잠재 위험을 사전에 찾아 예방하며 비용절감 효과가 27억원에 달했다. 자연스레 고객사의 투자 효율화와 효과적인 인프라 운영이 가능해져 만족도도 높아졌고, 사회적으로도 효용을 높일 수 있었다.

“제조업, 몸에 익은 것 잘 안 바꿔..위부터 바뀌는 ‘톱다운’해야”

이현순 부회장이 소개한 두산그룹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 관련 분류 정리표. 사진=이재운기자
이 부회장은 “제조업의 특성상 (조직구성원들이) 몸에 익은 것을 잘 바꾸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이를 해소하고 변화와 혁신을 이끌 요소로 △위에서 강하게 압박(Push)하는 톱다운 방식 △디지털 기반의 기준(이니셔티브)을 가진 전문가의 발언권 강화 △일하는 방식과 사업구조 자체를 바꿔 효과를 내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시스템 갖다 놔도 구성원이 그 철학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대로 일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디지털 전환의 실행원칙으로 “크게 생각하고, 작게 시작하고, 빨라져야 한다”(Think Big, Start Small, Be Quick)를 제시하며 “디지털 전환은 개별 기업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며 열린 생태계에서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행사에서는 이밖에 살레 회장 등 다쏘시스템 고위 관계자는 물론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 앙투안 스코토 에어버스 부사장, 오석송 메타바이오메드(059210) 회장 등도 참석해 다쏘시스템과 협업 사례를 소개하며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의견과 협력 방안에 대한 사항을 공유했다.

조영빈(왼쪽) 다쏘시스템코리아 대표와 오석송 메타바이오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재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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