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수출 막혔던 코오롱 '인보사'…이웅열 회장 의지로 다시 뚫어

유한양행 1조4000억대 이어 코오롱생과 6677억 성과
한미약품 '퀀텀프로젝트' 조단위 기술수출서 성과 이어져
  • 등록 2018-11-20 오전 1:00:00

    수정 2018-11-20 오전 1:00:00

19일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왼쪽)와 라만싱 먼디파마 대표가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인보사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1998년부터 20년동안 수천억을 투자해 개발한 유전자치료제로 현재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코오롱생명과학)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이 6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의약품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성과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물심양면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 먼디파마와 총 6677억원(약 5억 9160만달러) 규모로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먼디파마는 일본 내에서 인보사 연구·개발(R&D), 특허, 상업화에 대한 독점권을 갖는다. 계약기간은 일본 내 제품 출시 후 15년까지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골관절염 환자가 훨씬 많은 것으로 추산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골관절염 환자 수는 약 308만명으로 전체 인구수 대비 약 7.5% 수준이다.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인보사의 수요층인 무릎 골관절염 환자 수는 약 31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5%에 달한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일본 생활 수준과 소득, 수요 등을 고려할 때 인보사는 일본시장에서 출시할 경우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발 부담 줄이고 상업화 앞당기는 ‘기술수출’

코오롱생명과학이 성과를 올린 기술수출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신약개발의 위험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국내외 제약·바이오업계에서 빈번하게 이뤄진다. 신약 기술수출 계약(라이선스 아웃)은 한 회사가 신약개발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료하는 것이 아니라, 임상별로 역할을 분담해 빠르게 상업화를 할 수 있도록 기술과 물질 등에 대한 권리를 이전하는 것이다. 초기 단계의 신약 후보물질 등을 기술수출하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후기 단계 임상에 대한 부담을 덜고, 기술을 사간 회사는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을 제품군으로 확보할 수 있다.

기술수출은 계약 직후 받는 계약금 외에도 개발 단계에 따라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제품 출시 이후 매출에 따라 받는 경상 기술료(로열티) 등의 항목으로 구성된다. 이번 인보사 기술수출의 사례를 보면 코오롱생명과학이 받은 계약금은 300억원이며, 일본에서 임상 및 허가 등 단계에 따라 6377억원(약 5억6500만달러)의 마일스톤을 받는다. 일본에서 인보사 출시 이후에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순 매출액에 따른 로열티를 받는다.

우리나라에서 이 같은 기술수출은 지난 2015년 11월 한미약품이 프랑스 사노피아벤티스와 체결한 총 39억유로(약 5조192억원) 규모의 ‘퀀텀프로젝트’ 기술수출 계약에서 시작했다. 국내 전체 제약시장이 19조원 정도로 추산되는 가운데 한미약품의 5조원대 기술수출 계약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성장 가능성을 알리는 한편, 복제약 중심에서 신약으로 눈을 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 올해는 지난 5일 유한양행이 미국 존슨앤존슨 자회사 얀센 바이오텍에 12억 5500만달러(약 1조 4030억원) 규모로 표적항암제 ‘레이저티닙’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관심을 모았다.

◇이웅열 회장 뚝심으로 만든 ‘인보사’ 글로벌화 박차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20년간 뚝심’이 담긴 인보사도 기술수출을 통해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보사는 이 회장이 친자식처럼 애지중지하며 1998년 11월 3일부터 수천억원을 들여 만든 약이다. 우리나라에서 1999년 최초의 신약 ‘선플라주’가 허가를 받기도 전, 신약을 만든다는 개념도 희박한 시기에 ‘유전자치료제’에 겁없이 도전한 것이다. 유전자치료제는 유전물질 발현에 영향을 주는 성분을 함유한 첨단 바이오의약품이다.

이 회장은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인보사 개발 회사를 미국에 세웠다. 지난 1999년 미국 현지에 티슈진(현재 코오롱티슈진)을 세우고, 2000년 국내에 티슈진아시아(현재 코오롱생명과학)를 설립해 국내외에서 임상을 진행했고, 지난해 7월 국내에서 인보사를 허가 받는데 성공했다.

이 회장이 아낌없이 투자한 인보사는 국내 및 해외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80개 이상의 종합·대학병원을 비롯해 약 800개의 유전자 치료기관을 확보했으며, 시술건수도 올 10월 기준 2200건을 넘어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해외에서는 홍콩·마카오에 약 170억원, 몽골에 약 100억원, 사우디아리비아 및 아랍에미리트(UAE)에 약 1000억원의 인보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중국 하이난성에 총 2300억원 규모로 인보사를 수출하기로 계약했다.

기술수출에서는 한 차례 아픔을 겪기도 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16년 일본 미츠비시타나베와 약 5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지만 지난해 돌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미츠비시타나베가 임상 시험 절차에 대해 문제를 삼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오롱생명과학은 이후에도 꾸준히 일본시장 진출 방법을 모색했고, 결국 이번에 먼디파마와 지난 계약보다 1700억원 늘어난 규모의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한미약품이 앞장서 의약품 기술수출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올해도 유한양행과 코오롱생명과학 등 사례를 통해 우리 제약업계가 가야 할 방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제약산업이 꾸준한 신약개발을 통해 앞으로도 성공모델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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