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장년층 일자리 불안 세계 최악, 이 역시 개혁 과제다

  • 등록 2024-03-22 오전 5:00:00

    수정 2024-03-22 오전 5:00:00

우리나라 중장년층의 고용 안정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에 따르면 장년층인 55~64세 근로자 가운데 고용 기간이 단기로 정해진 임시직 비중이 남성 33.2%, 여성 35.9%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OECD 평균인 남성 8.2%, 여성 9.0%의 4배나 된다. 이 비율이 두 번째로 높은 일본에 비해서도 10%포인트 이상 높다.

장년층의 임시직 비중이 높은 것은 40~50대 근로자들이 빠른 속도로 직장에서 밀려나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과의 근속연수 비교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우리나라 남성 근로자의 중위 근속연수는 40세에 5.3년으로 미국의 5년보다 길지만 50세에는 7년으로 미국의 8년보다 짧다. 50세를 넘으면 우리나라에선 중위 근속연수가 급격히 짧아지는 반면 미국에선 반대로 점점 길어진다. 여성도 50대에 근속연수가 짧아지는 속도가 남성에 비해 더디다는 점만 빼고는 마찬가지다. 그 결과 60대의 중위 근속연수가 미국이 10년 이상인 데 비해 우리나라에선 3년 이하로 쪼그라든다.

미국은 근로자를 해고할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다. 그럼에도 미국 중장년층 근로자는 우리나라 중장년층 근로자보다 오히려 고용 안정성이 높다. KDI는 중장년층 근로자에 대한 정규직 노동 수요가 부족한 데서 1차적 원인을 찾았다. 이 때문에 근로자들이 어떤 이유로든 정규직 일자리에서 밀려나면 다시 정규직 취업이 어려워 임시직 등 비정규직을 전전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2차적 원인으로는 연공서열형 임금구조를 비롯한 정규직 임금의 경직성을 지적했다. 근속연수가 길어지는 데 따른 임금 상승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탓에 기업들이 중장년층 노동자의 조기퇴직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번 분석은 단순한 정년 연장만으로는 중장년층 고용 안정성을 높일 수 없음을 시사한다. 결국 고용과 임금 관련 법·제도를 유연화해 노동시장의 힘이 그런 방향으로 작용하도록 해야 한다. KDI는 연공서열형 임금구조의 직무·성과급화, 해고 과정의 예측 가능성 제고 등을 주장했다. 중장년층의 일자리가 불안해서는 경제가 바로 설 수 없다. 개혁 차원에서 이 문제의 해결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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