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맞은 것 처럼? 김종호 "그래도 뛴다"

  • 등록 2013-07-12 오후 12:00:08

    수정 2013-07-12 오후 1:30:46

NC 김종호가 전준호 코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깜짝 놀랐어요. 총 맞은 것 같았다니까요.”

NC 최고참 이호준이 같은 팀 후배 김종호의 몸을 보고 깜짝 놀랐다. 1996년 프로입단 후 18년차. 아마추어 시절까지 계산하면 선수들의 벌거벗은 몸만 본지 어언 30년째다. 그러나 이호준도 이런 몸은 정말 처음 본다며 혀를 내둘렀다.

근육이 튼실하거나 몸이 건강해서가 아니다. 온몸을 뒤덮은 상처들 때문이었다. 이 시기에 상처 하나 쯤 없는 선수 없지만 김종호는 조금 더 심하다는 것이 동료 선수들의 증언이다.

풀타임 첫 해. 타율 3할4리 48득점 등 NC 톱타자로 맹활약을 해주고 있는 그다. 여기에 도루 28개로 이 부분 리그 1위. 그리고 9개의 몸에 맞는 볼. 모두 그런 영광의 기록들이 만들어낸 상처인 셈이다. 정강이, 무릎, 옆구리 등은 물론이고 슬라이딩을 많이 해 난 사타구니, 골반까지 아프지 않는 곳이 없다.

상처난 곳이 채 아물기도 전에 또 다시 넘어지고, 슬라이딩하고, 공에 맞고, 몸을 날리는 탓에 상처들이 모두 곪아버렸다고 했다. 곪은 곳이 그렇게 또 곪고 곪다보니 골반 쪽엔 총에 맞은 것 같은 큼지막한, 징그러운 상처가 생겼다는 것이었다.

“장난이 아니긴 해요. 한 20군데 까진 것 같아요. 다른 선수들이 골반 쪽 다친 곳을 보면 얼굴부터 찡그리고 ‘으~’ 그래요. 괴물보듯이.” 김종호는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으로 웃는다.

그러면서도 그는 단 한 번도 아프다는 걸 내색한 적 없다. 트레이너 앞에서 치료를 받을 때만 엄살을 피운다. 유일하게 투정을 부릴 수 있는 곳이다 동료들, 코칭스태프에게도 ‘아프다는 것’을 굳이 내세우지 않는다. 그래서 그가 더 기특하다는 NC 코칭스태프다.

아프다는 것을 핑계로 쉴 생각도 전혀 없다. 몸을 사릴 생각은 없다는 그다. 뒤늦게 꽃을 피우기 시작한 김종호의 야구. 그만큼 절실함이 가득하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몸을 사릴 여유도 없다. 여전히 많이 뛰고 싶다. 많이 뛸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고 욕심이 계속 난다”고 했다. 몸쪽 볼이 들어와도 오히려 일부러 맞으려고 들이댄다. 심판들에게 간혹 지적을 받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만큼 열정적이다.

체력적인 걱정도 크게 없다. 부상은 언제나 늘 조심하곤 있지만 워낙 튼튼한 체질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웃었다. 그는 “내가 말라보여도 튼튼하다. 지금까지 야구를 하는 동안 뼈가 부러지거나 인대가 다치거나 크게 다친 적이 없다. 햄스트링이 안좋았던 것이 최고 아팠던 기억이다”고 했다.

뛰는 것이 즐겁다는 김종호다. 그렇게 슬라이딩하고 몸을 날려야 뭔가 한 것 같은 성취감이 든다고 했다.

김종호는 “나는 뛰면 뛸수록 흥분되는 스타일이다. 게임에 집중도 더 잘된다. 옷이 더렵혀지고 땀도 나야 게임도 더 잘풀리는 것 같다. 힘들 순 있지만 뭔가 한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시즌 초에 몇 번 옷이 깨끗한 채로 경기를 끝낸 적이 있는데 참 찝찝했다. 전준호 코치님이 유니폼은 더러워져야 멋있는 것이라고 하시더라. 그말에 참 공감했다”고 했다.

“오~ 최고의 1번 타자네. 진짜 대박.” 김종호의 옆을 지나가던 상대 선수들, 상대 코치들이 모두 그를 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쑥스러운 듯 웃는 김종호. 그런 그가 이러한 칭찬을 받기까지는 남모를 상처들로 가득했다. 성할 새 없는 몸이지만 그에겐 ‘영광의 상처’와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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