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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과 중국이 첫 고위급 회담에서 공동 발표문 없이 만남을 끝냈다. 두 나라는 솔직한 대화였다고 자평했지만, 결국 입장차만 확인했다는 평가다. 추후 미·중 관계는 험로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미국 측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국 측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전날부터 이틀간 세 차례 ‘2+2 회담’을 진행했다. 올해 1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양국간 고위급 대면 접촉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링컨 장관은 회담 후 “동맹과 공유하는 중국의 행동에 대한 우려를 전하고 미국의 정책과 원칙을 제시하고 싶었다”며 “이번 회담에서 그 일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홍콩, 신장, 사이버 공간 등 두나라가 충돌하는 지점 외에 북한, 이란, 아프가니스탄, 기후변화 등 광범위한 의제에 대해 매우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중국측 반응 역시 비슷했다. 양제츠 정치국원은 “솔직하고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며 “물론 여전히 차이점도 있었다”고 전했다. 왕이 부장은 “주권을 방어하려는 중국의 결단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는 점을 미국 측에 분명히 얘기했다”고 전했다.
양국간 갈등은 이미 모두발언에서부터 확인됐다. 블링컨 장관은 “규칙에 기반을 둔 (세계) 질서를 대체하는 건 승자가 독식하는 세계”라며 “이는 훨씬 더 난폭하고 불안정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정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이에 양제츠 정치국원은 “미국은 군사력과 금융의 우위를 다른 나라의 압박을 위해 활용한다”며 “특히 대중 공세를 위해 다른 나라를 선동한다”고 받아쳤다. 그는 홍콩, 대만, 신장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의 영토”라며 “내정 간섭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