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타 놀이터'된 스팩…당국 경고에도 ‘이상과열’ 여전

가격 제한 폭 확대 이후 상장 첫날 주가 '널뛰기'
금감원 "손실 가능성 커…각별한 주의" 당부
수급 이슈 없고·시총 적어…투자 수요 집중
"'폭탄 돌리기'로 변질…결국 주가 떨어져" 경고
  • 등록 2023-08-14 오전 6:51:35

    수정 2023-08-14 오전 7:01:56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가격제한 폭이 확대된 이후 ‘묻지마 투기’ 광풍이 불었던 공모주 시장은 어느 정도 이성을 되찾았지만,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은 여전히 이상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다. 단타 이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스팩을 ‘단타 놀이터’로 삼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투자 주의를 당부했음에도 여전히 스팩 주가는 ‘널뛰기’를 하는 모습이다.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한 스팩은 7개다. 통상 공모가 근처에서 머무는 스팩과는 달리 가격 제한 폭이 확대된 이후 스팩은 상장 첫날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달 6일 상장한 교보14호스팩(456490)은 상장 첫날 장중 공모가 대비 299%의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달 12일 상장한 DB금융스팩11호(456440)도 오름세를 보이며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고가 기준 상승률 243%를 찍었다. 마찬가지로 같은 달 21일, 27일 각각 상장한 에스케이증권제9호스팩(455910)유안타제14호스팩(450940)은 고가 기준 각각 257.50%, 193.50%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문제는 8월 들어 가격제한 폭이 확대되고 발생한 ‘컨벤션 효과(어느 특정 사건을 계기로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현상)’가 끝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이 어느 정도 이성을 찾았지만, 스팩은 여전히 장중 가격이 널뛰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일 상장한 하나28호스팩(454750)은 공모가 대비 장중 66%까지 상승했다가 하락하며 종가 기준 1.50% 오른 채로 장을 마감했다. 같은 날 상장한 KB제26호스팩(458320)과 이튿날 상장한 에스케이증권제10호스팩(457940) 역시 각각 장중 123.75%, 128.11%까지 올랐다가 하락 폭을 확대하면서 각각 1.75%, 24.50%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스팩이 가격 제한 폭 확대에 힘입어 ‘단타 놀이터’로 급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시가총액이 적고 오버행(언제든지 매물로 쏟아질 수 있는 잠재적인 과잉 물량 주식을 의미) 등 수급 이슈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적은 돈으로도 스팩의 주가를 빠르게 올리거나 내릴 수 있다 보니 이러한 변동성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금융당국이 나서서 스팩에 대한 ‘투자 주의보’를 내렸지만, 여전히 투심이 쏠리고 있다. 금감원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 상장한 스팩 15개의 상장일 주가는 공모가 대비 평균 4.5% 상승한 반면, 지난 7월 상장한 스팩 3개는 상장 당일 평균 151.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지난달 27일 “스팩이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낮다는 통념과 달리, 공모가 대비 주가가 높은 스팩에 투자할 경우 손실 가능성이 크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스팩은 합병을 위한 도구 역할만을 하며 합병 이전엔 공모가(통상 2000원) 수준의 가치만 지닌다”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스팩의 주가가 결국 공모가 근처로 돌아오는 등 학습효과로 인해 이상 과열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7월부터 상장한 스팩들 대부분은 지난 11일 기준 공모가(2000원) 근처로 떨어졌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정부의 제도가 역효과를 내며 공모가 시장이 일종의 ‘폭탄 돌리기’ 게임처럼 투기판으로 변질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대표는 “다만, 최근 상장하면서 상승 폭이 컸던 스팩들이 다시 공모가 근처 가격으로 돌아옴에 따라 돈을 버는 사람들보다 잃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상 과열 현상이 완화되는 시기는 알 수 없지만, 결국 언젠가는 묻지마 투기가 끝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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