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 발표 20년 미룬 다윈의 속사정

미루기의 천재들
앤드루 산텔라│240쪽│어크로스
  • 등록 2019-03-20 오전 5:03:00

    수정 2019-03-20 오전 5:03:00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게으른 게 아니라 창의적으로 바쁠 뿐입니다.” 찰스 다윈은 20년 동안 진화론의 발표를 뒤로 미뤘다. 모든 종은 진화한다고 확신했으나 공개하지 않았다. 그저 바닷가의 따개비를 살필 뿐 인류지성사에서 가장 위대한 진전을 이뤄놓고는 손을 뗐다. 그에 따르면 ‘어쨌든 아직은 때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진화론 발표를 20여 년이나 미뤘던 다윈의 행동은 무엇일까. 워낙에 꼼꼼했던 성격 탓도 있으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이를 다르게 봤다. 꾸물거리며 빈둥거리며 창조적 영감을 기다렸다는 것이다. 불안과 초조함이 창작의 연료가 되고 꾸물거리고 빈둥거리는 게 창조적 영감의 원천이 된다. 이는 비단 다윈뿐만은 아니다.

의뢰받은 지 25년 만에 그림을 완성한 레오나르도 다빈치부터 8개월간 소포 보내기를 미루다 인간의 비합리적 행동을 다루는 행동경제학의 대가가 된 조지 애컬로프, 9개월간 의뢰받은 저택 설계를 미루다가 두 시간여 만에 완성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까지. 미루기가 수동적인 회피의 결과가 아니라 적극적 선택의 결과일 수 있음을 다양한 거장의 삶을 통해 해명한다. 미루기 속에 숨은 천재성이랄까.

효율성을 강조하는 현대에 미루기는 어떤 의미일까. 시간을 지키고 생산성을 키우는 것만이 답일까. 어쩌면 빈둥거리는 시간에 중요한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게 아닐까. 책은 우리에게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는 미루기를 위한 유쾌한 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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