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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권소현 전재욱 기자] 서울, 과천, 세종 등 투기과열·투기지역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40%로 강화하는 규제안이 당장 3일부터 적용됐다. 대책 발표 이후에도 다소 시간적 여유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주택 구입 예정자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선대출을 받으려던 수요자들이 부랴부랴 상담과 문의에 나서면서 투기지역 은행 영업창구는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정부가 전날 발표한 투기과열·투기지역에 대한 LTV·DTI 강화안을 이날부터 적용하기 시작했다. 규제안 시행을 위한 감독규정 개정에 2주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투기과열·투기지역에 대한 LTV와 DTI 제한은 이미 현행 규정에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2012년 강남 4구가 규제에서 해제된 이후 그동안에는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역에 지정된 데가 없어 규정은 살아 있었지만 잠자는 상황이었다”며 “이번 대책에서 그 규정을 깨운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은 이에 따라 일선 영업점에 공문을 통해 3일부터 들어오는 투기과열지역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라고 공지했다. 2일까지 대출 신청분에 대해서는 강화 이전 기준이 적용되고 3일부터 신청하거나 상담하면 강화된 기준에 따라 대출한도가 결정된다. 다만, 1건 이상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세대가 새로 대출을 받을 경우 10%포인트씩 더 강화되는 등의 다른 규제안은 감독규정 개정까지 2주 정도 거쳐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날부터 투기과열지역에 대한 LTV와 DTI가 강화되면서 은행 창구와 대출 수요자들은 상당한 혼란을 겪었다. 시행시점에 대한 은행 내부 공문도 전일 영업점 문 닫을 즈음에 내려와 어제 문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화된 규제안 적용 첫 날 시중은행 영업점에는 대출조건과 규모를 묻는 전화가 빗발쳤다. 주로 대출 실행을 앞당길 수 있는지, 대출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아닌지, 잔금 대출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지 등 실수요자 중심의 문의가 계속됐다.
서울 강남구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 직원은 “어제 대책 발표 후 오늘 오전까지 신규 부동산 담보대출 관련된 고객 문의가 평소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투자 목적 대출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지만 상담 내용을 보면 실제 거주 목적 고객이 주를 이뤘다”며 “신규 분양 대출 문의뿐 아니라 재건축 이주비용 대출에 대한 문의도 꽤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