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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다자 간 전화회의)에서 수급 불균형 해소와 재고 조정을 위해 D램과 낸드플래시를 각각 5%씩 감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감산은 재고 문제가 해결되는 시점까지 지속 될 예정이다. 또 올해 시설 투자도 105억 달러에서 95억 달러로 줄인데 이어 또다시 90억 달러(약 10조원)로 축소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론의 이번 결정은 D램 가격이 지난해 10월 이후 40% 가까이 급락하고 재고는 계속 늘어나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전 불황기에는 감산을 한 업체만 손해를 보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3개 업체만 남은 상황이라 감산을 통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세계 D램 시장(IHS마킷 자료)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43.4%)와 SK하이닉스(29.1%), 미국 마이크론(23.0%) 등 3개 회사가 95% 이상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3세대 10나노급(1z) D램을 개발한 데 이어 올 하반기 평택 반도체공장 1라인(2층)에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올 3분기께 미국 인텔의 차세대 CPU(중앙처리장치) 출시에 맞춰 최첨단 D램 수요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D램 시장 점유율이 50%에 육박하는 세계 1위 업체인 만큼 마이크론의 감산 결정과는 별개로 초(超)격차를 통한 시장 선점에 집중할 것”이라며 “올 하반기부터는 시장 수요가 회복이 점쳐지고 있어 재고 증가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은 급격한 가격 하락에 감산을 결정했지만 우리 업체들은 설령 재고가 늘더라도 생산량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메모리 업황은 신규 팹의 장비 입고 속도를 조절하는 수준에서 충분히 대응 가능하고 마이크론의 감산으로 일부 수익 증가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