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시대 신사임당에게 모성을 묻다

엄마 이전 여자…현모양처 '여성주의'로 해석
육아·자아실현 모두 잡는 '현대판 신사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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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임당, 하이테크놀로지를 만나다
김세서리아|180쪽|돌베개
  • 등록 2014-01-23 오전 7:05:00

    수정 2014-01-23 오전 7:05:00

[이데일리 김인구 기자] 아들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했다는 맹자 모친의 고사는 전통시대 ‘현모’를 상징한다. 자식의 교육과 장래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희생했던 유교적 모성과 일치한다. 그러나 과연 현대사회에도 이 같은 ‘맹모삼천지교’가 통할까. 현대엔 사실상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의 엄마 역할이 요구된다는 게 책의 분석이다. 자녀에 대한 물질적·정서적 지원은 물론 과학적 관리·지원까지 해야 한다. 건강에 대한 과학적 관리, 실력 쌓기를 위한 전방위적 지원이 현대사회에서 모성을 제대로 실현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이다.

때문에 ‘알파맘’이니 ‘베타맘’이니 하는 신조어가 생겨난 지 오래다. 현대사회의 모성은 직장일을 하면서 동시에 탄탄한 정보력으로 아이에게 체계적인 학습을 시키는 알파맘이 될 것인지, 집에서 아이를 직접 가르치거나 책을 읽게 하는 베타맘이 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던진다. 어느 쪽이든 우리는 이를 ‘현모’의 상대적 개념인 ‘뛰모’(자녀의 일과에 맞춰 함께 뛰는 어머니)라 부른다.

‘뛰모’는 전통적인 모성과는 많이 다르다. 생물학적 본능의 모성에 대한 한계를 인식하고 이를 통해 어머니로서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여성을 자각한다. 현대의 좋은 어머니란 예전처럼 전적으로 자녀 보살핌에 매달리는 여성이 아니라 자아도 함께 실현해가는 여성을 말한다. 이들은 자녀를 보살피는 어머니와 자아를 실현하는 여성 중 어느 한 가지도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두 가지 역할을 다할 수 있을 때 삶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

조선시대 대학자 율곡 이이를 키워낸 어머니였던 신사임당은 흔히 모범적 현모양처로 꼽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신사임당은 자신의 예술적 재능과 친정과의 긴밀한 관계를 포기하지 않았다. 죽기 전에는 남편의 재혼에 반대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전통사회의 여성규범과 갈등하며 살아간 주체적 여성이었다. 성균관대 유교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을 역임한 저자는 바로 이런 신사임당들, 즉 주체적 여성들이 새로운 하이테크놀로지의 시대를 만나 겪게 된 삶의 변화가 과연 본질적인 것인지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

고전 텍스트를 풍부히 인용해 전통의 개념들을 여성주의라는 낯선 방식으로 해석해 냈다. 이런 시도는 전통규범인 부덕·부언·부용·부공의 ‘부녀사덕’ 틀을 이용한 구성에서도 잘 드러난다. 전통여성에게 부과되던 네 가지 덕성을 환기하는 구조 속에서 하이테크놀로지 시대의 여성 현실을 효과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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