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통산 56승5패. 이 중 37번은 KO승. 세계 헤비급 챔피언에 세 차례나 이름을 올렸다. ‘20세기 가장 위대한 복서’로 불리는 무하마드 알리(1942~2016)다. 책은 그의 1주기(6월 3일)를 맞아 한국어로 번역·출간한 평전이다. 미국에선 이미 2001년에 선보였으나 한국어로 나오는 데까진 16년이 더 걸렸다. 흑인 복서에 대한 국내 독자의 반응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책은 알리의 링 밖 세상에 무게를 둔다. 인구에 회자된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명구에 대한 저작권을 가진 불세출의 복서였을 뿐 아니라 베트남전 참전에 반대한 실천적 반전평화주의자, 흑백 분리정책에 반기를 든 흑인민권운동가이기도 했던 알리를 재조명한다.
책은 왜 새삼스럽게 그의 생애를 반추해야 하는지, 왜 그의 일대기에 주목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변을 준다. 알리는 복싱보다 위대했기 때문이라고. 한 사람의 생애를 다룬 평전이 그렇듯 저자는 재차 강조한다.“복싱선수를 넘어서 혼란스러운 시기를 흑인이자 무슬림, 반전운동가의 상징으로 견뎌 냈으며, 나아가 세계인이 보는 앞에서 고독과 질병을 이겨낸 위대한 사람이었다”고. 파킨슨병으로 손이 떨리고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진 알리에게서 저자는 ‘용기’를 읽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