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으면 죽는다"..재계 ‘세대교체’ 바람

지난해까진 조직안정·현상유지 방점
CEO 평균 재임기간 0.5년 늘어
올 들어 기업 경영환경 악화 뚜렷
어려운 시기 돌파 위한 인사 추진
  • 등록 2018-11-15 오전 5:22:47

    수정 2018-11-15 오전 5:22:47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연말 재계 인사의 화두는 ‘세대교체’다. 과감한 세대교체를 통해 변화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지난 몇년간 기업들은 현상유지쪽에 방점을 찍었다. 경영진을 바꾸는 데 보수적이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30대 그룹 계열사 대표이사의 평균 재임 기간은 3.3년이었는데, 3년 전인 2015년 조사(2.8년)때보다 0.5년 높아졌다. 기업 경영성과를 분석하는 CEO스코어가 30대그룹 계열사 265곳을 전수조사한 결과다.

고인이 된 이인원 전 롯데쇼핑 부회장은 19년을 대표이사를 맡았고, 이윤우 삼성전자 전 부회장과 이상운 효성 부회장도 15년 넘게 자리를 지켰다. 현직 중에서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14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물론 대표이사가 수시로 교체된 곳도 있다. KT가 대표적이다. KT는 지난 10년간 39명의 대표이사의 평균 재직기간이 2.1년에 불과했다.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포스코와 CJ도 각각 2.2년으로 짧았다. 농협(2.3년)과 미래에셋(2.9년), 현대자동차(2.9년) 등의 경영진도 3년을 채우지 못했다.

하지만 대체적인 분위기는 변화보다는 조직 안정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많았다. 조직 안정과 개선이 과제였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기업들은 위기를 말한다. 올해 연말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예상되는 이유다.

◇ LG, 현대차 등 세대교체 가능성 주목

5대그룹 중에서는 LG의 세대교체 가능성이 자주 거론된다. 40대인 젊은 구광모 회장이 취임했지만, LG 계열사의 대표이사 평균 나이는 60.9세다. 5대 그룹 중에서 가장 많다.

송치호 LG상사 대표, 김영섭 LG CNS 대표, 손보익 실리콘웍스 대표, 강귀덕 로보스타 대표 등 4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60대다.

구광모 회장은 최근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에 자리에 3M 출신의 신학철 부회장을 영입하는 변화를 시도했다. 연말 추가 인사에서 몇몇 계열사 대표이사가 추가로 교체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대차그룹과 롯데의 경영진 연령대도 각각 59.3세로 높은 편이다. 5대그룹 계열사 평균 연령은 58.1세댜.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부회장이 총괄 수석부회장에 올랐다. 실적도 쇼크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쇄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조원장 현대다이모스 대표, 성상록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등 60대 대표이사가 10명이다.

롯데 역시 이재혁 롯데제과 대표,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를 비롯해 모두 15명의 60대 최고경영자(CEO)가 포진하고 있다. 다만, 롯데의 경우 신동빈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조직 안정에 방점을 찍을 가능성도 있다.

삼성은 상대적으로 인사 수요가 크지 않은 편이다. 현재 삼성 계열사 CEO의 평균 나이는 57.4세로 젊은 편이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60대 임원 대다수가 물러났다. 삼성의 경우 현재 25명의 CEO급 인물 중에서 60대는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김용식 세메스 대표, 전동수 삼성메디슨 대표,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 등 5명뿐이다.

SK그룹의 경우 박만훈 SK케미칼 대표, 변영삼 SK실트론 대표,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 등 60대 경영진이 일부 있지만, 평균 나이는 55.8세로 5대그룹 가운데 가장 젊다. 이미 2016년 대대적인 교체 인사가 있었다는 점에서 올 연말 인사 수요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 “위기는 변화를 요구한다”

물론 경영진 교체가 능사는 아니다. 어려울 때일 수록 경륜을 갖춘 노련한 CEO가 필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기업들이 느끼는 위기감이 심상치 않다. 한국은행을 비롯해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4곳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11월 전(全)산업 전망 BSI는 기준값인 100에 한참 못 미치는 73에 그쳤다. 지난해 1월(72) 이후 최저치다. 대한상의의 4분기 BSI 역시 75를 기록, 전기보다 12포인트 떨어졌다. 기업들은 앞으로 경기상황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지금껏 하던대로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위기는 변화를 요구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람을 바꾸고 사업을 바꾸는 혁신과 쇄신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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