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칭따오 브루마스터가 말하는 '115세 효모'의 비밀

장페이 칭따오맥주 총괄 브루마스터 인터뷰
115년 전 독일인이 가져온 효모를 현재까지 계승
진시황 불로초 찾던 산의 물맛을 과학기술로 재현
수출국 별로 맛 다르게 제조…韓엔 맥아 비율 높여
  • 등록 2018-11-13 오전 5:45:00

    수정 2018-11-13 오전 9:25:20

장페이 칭따오맥주 제1공장 총괄 브루마스터가 칭따오맥주를 소개하고 있다.(사진=비어케이)
[칭다오(중국)=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국내 시판되는 수입맥주 중 ‘독특한 브랜딩’으로 수입맥주 시장의 강자로 부상한 맥주가 있다. 중국의 ‘칭따오맥주’다.

‘초밥엔 아사히’, ‘와플엔 호가든’이라는 말은 없지만, ‘양꼬치엔 칭따오’라는 말이 있다. 이 문구 하나는 칭따오맥주를 소비자들에게 중국음식과 가장 잘 어울리는 맥주라는 인상을 심어줬다. 그 결과 칭따오맥주는 지난 2016년부터 일본의 ‘아사히맥주’에 이어 수입맥주 점유율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칭따오맥주 최대 수입국 중 하나다.

국내에선 칭따오맥주하면 ‘중국’, ‘양꼬치’, ‘배우 정상훈’ 등이 떠오른다. 그러나 중국, 그것도 칭따오 맥주의 고향인 칭다오(靑島)에선 단순한 지역 특산품을 넘어서 자부심과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최상의 맥주 위해 공장 안 공기까지 맛봐

지난 9일 중국 칭다오에 위치한 칭따오맥주 제 1공장에서 장페이 칭따오맥주 총괄 브루마스터를 만나 칭따오맥주의 역사와 맛의 비결을 들을 수 있었다.

장페이 총괄은 지난 1989년 칭따오맥주에 입사해 29년간 칭따오맥주의 품질과 맛을 유지해 온 인물이다.

장 총괄은 칭따오맥주가 맛있는 이유를 세 가지로 압축했다. 바로 맥주의 가장 중요한 재료인 효모와 보리, 호프다.

칭따오맥주의 역사는 지난 19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칭다오에 주둔하던 독일인과 영국인들이 맥주를 자국에서 가져오는 데 한계를 느끼고 합작해 맥주 공장을 세운다. 이 공장이 현재의 칭따오맥주 제 1공장이다. 현재는 현대화된 설비로 생산 중이다.

칭따오맥주는 당시 독일인들이 독일에서 가져온 115년 된 효모로 현재까지 맥주를 만들고 있다. 이 효모는 중국에 단 1곳뿐인 ‘맥주 생물 발효공정실험실’의 초 저온 냉장고에서 보관 중이다. 매년 효모를 배양하고 최초의 효모와 동일한 유전자를 유지하는 선에서 가장 우수한 것을 채택한다. 심지어 이 실험실은 사람의 친자 검사까지 가능할 정도로 정밀한 설비를 갖추고 있다.

맥주의 향과 씁쓸한 맛을 결정하는 호프(술꽃) 역시 근원은 독일이다. 이를 중국에 가져와 재배한 ‘칭따오호프’를 사용한다.

보리는 캐나다와 호주의 지정 농장에서 생산한 것을 사용한다. 그 해에 재배한 햇보리만을 사용하며, 단백질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맥주 생산에 사용하는 물도 일반적인 물이 아니다. 초기의 칭따오맥주는 칭다오 지역의 명산(名山)인 라오산의 광천수로 만들었다. 라오산은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기 위해 신하 서복을 보냈다는 일화가 전해지는 곳이다.

현재는 일반 물에 특수한 처리를 거쳐 라오산 광천수와 동일한 수질을 갖도록 가공해 사용하고 있다. 맥주 종류에 따라 물의 미네랄(칼슘·마그네슘 등) 함량이나 수소이온(pH) 농도를 조금씩 달리 조절해 사용한다.

장 총괄은 “브루마스터는 일상생활에 비교하면, 집에서 아기를 키우는 직책이다”며 “좋은 맥주를 만들 수 있는 효모라는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보리와 호프, 물 등 주변 환경을 좋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제 1공장 직원 740명 중 장 총괄을 비롯한 30명의 직원은 매일 물과 보리는 물론 효모와 흙, 심지어 공장 안의 공기까지 맛봐야한다. 중국 내 69개 공장에서 매년 797만㎘씩 생산되는 칭따오맥주가 공장별로 모두 같은 맥주 맛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장페이 칭따오맥주 제1공장 총괄 브루마스터가 직원과 함께 양조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비어케이)
심지어 맥주병 뚜껑에 부착된 밀폐용 고무까지 맥주에 넣어 맛에 변화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한다. 여성인 장 총괄은 미세한 맛과 향의 차이를 잡아내기 위해 평소 화장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장 총괄 등 30여명은 매년 미각과 후각에 대한 엄격한 시험을 거쳐 실력을 유지한다.

한국 수출용은 맥아즙 함유량 높여 진하게

장 총괄은 칭따오맥주에 입사한 29년 전과 현재의 가장 큰 변화로 맥주 맛의 항상성을 유지 기술의 발전을 들었다. 그는 “칭따오맥주는 공장별 생산품은 물론 금방 팔리는 맥주부터, 팔리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맥주까지 모두 같은 맛이 난다”며 “예전엔 맥주의 선도 유지 기간이 최대 한 달 정도였다면 지금은 6개월에서 1년도 문제없다”고 했다.

칭따오맥주는 이렇듯 풍미를 보존하는 기술로 중국 정부가 주는 ‘과학기술진보상’을 2번이나 받았다. 중국 맥주업계에선 유일한 과학기술진보상 수상업체다.

칭따오맥주는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수출국별로도 조금씩 맛을 다르게 한다. 예를 들면 진한 맛을 좋아하는 한국 소비자들을 고려해 한국 수출용은 맥아즙 함유량을 내수용보다 높여 출시한다. 또 아랍 권에서는 알코올 도수를 10도 가까이 높인 ‘칭따오 스트롱’을 판매한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칭따오맥주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1% 성장한 263억위안(약 4조2800억원)을 기록했다.

장 총괄은 “최근 한국에서 칭따오맥주 판매량이 엄청나게 늘었는데, 한국 소비자들의 사랑에 감사드린다”며 “오랜 시간 쌓아온 실력과 여러 직원들의 노력으로 이처럼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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