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지 신재생]소양강댐 물로 데이터센터 냉방...전기료 年 160억원 덜 낸다

강원도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사업
깊이 130~150m에 있는 7℃ 찬물 25만t 활용 추진
세계 유일 '순환형 에너지연계 시스템' 마련해
2022년까지 조성...전력절감·지역 활성화 '일석이조'
  • 등록 2018-11-26 오전 6:00:00

    수정 2018-11-26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일중 기자] “앗! 차가”

소양강 물에 손을 담그자마자 외마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날이 쌀쌀해졌기 때문에 차갑게 느껴진 것일까. 옆에서 지켜보던 주민이 궁금증을 풀어줬다. “소양강 물이 원래 차요. 한여름에도 물에 들어가기 겁난다니까. 여기(춘천) 사람들은 물을 그냥 못쓰고 급탕가열을 해서 써요.”

다른 강에 비해 유난히 차가운 소양강 물. 이것을 컴퓨터서버가 잔뜩 들어있는 데이터센터의 냉방에 쓴다면 전기료를 확 낮출 수 있어 좋지 않을까? 게다가 데이터센터가 들어온다면 지역경제도 활성화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 다. 여기서 강원도의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사업’ 아이디어가 탄생했다.

강원도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감도. (그림=강원도)


◇소양강댐 7℃ 냉수 활용…냉방에 쓴 물, 스마트팜·에너지빌리지서 재활용


소양강 물이 유독 차가운 것은 소양강댐 때문이다. 약 29억t의 물을 담고 있는 소양강댐은 130~150m 깊이에 있는 7~8℃ 의 물을 하루 340만t씩 방류하고 있다.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이 방류수 중 25만t을 활용한다. 오는 2022년까지 춘천시 동면 지내리에 약 99만 4000㎡(약 30만평) 규모로 조성하는 클러스터에는 친환경 데이터센터 집적단지(K-클라우드), 수열기반 첨단농업단지(K-스마트팜), 에너지 자립 친환경 생태주거단지(K-스마트빌리지)가 들어선다.

강원도는 세 곳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세계 유일의 순환형 수열에너지 연계시스템을 계획중이다. 이 시스템은 난방에 활용할 때 진가를 보이는데, 여기에는 K-클라우드 냉방을 위해 보낸 물 21만t을 재활용한다.

순환형 수열에너지 연계시스템 개념도. (그림=강원도)


데이터센터 냉방에 사용된 물은 온도가 7℃에서 12℃까지 올라가게 된다. 이렇게 따뜻해진 물 가운데 약 4만여t을 K-스마트팜과 K-스마트빌리지로 보내 온실과 집의 난방에 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난방에 쓰이면서 열을 빼앗겨 차가워진 물은 다시 데이터센터 쪽으로 들어가 냉방에 활용된다.

또한 K-스마트팜 등에 보내지지 않은 온수 중 16만t가량은 정수장으로 보내진다. 그리고 이 가운데 8만t을 춘천시민들이 활용한다. 이는 그동안 한여름에도 샤워를 못할 만큼 차가운 물을 쓰고 있는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급탕가열비를 절감하기 위한 것이다. 나머지 8만t은 약사천, 후하천 등 새로 복원한 도심 하천에 공급해 서울 청계천처럼 도심 속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했다.

냉방에 사용할 때는 통합관리센터에서 7℃의 물 21만t을 K-클라우드에, 4만t을 K-스마트팜에 보내 데이터센터와 경작물 생산단지의 온도관리에 활용한다.

도랑 치고 가재 잡는 수열…기업은 전기료 절감, 지역은 일자리·세수 증가

데이터센터는 일명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린다. 지난 2016년 기준으로 국내 124개 데이터센터가 사용한 전력량은 26억5300만kwh로 전기료로만 3450억원을 지출했다. 하지만 강원도의 분석에 따르면 수열에너지를 활용할 경우 약 76%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양강댐 수열에너지를 활용하는 K-클라우드의 경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6개소(대형 1만7600㎾ 3개소, 중형 8800㎾ 3개소)가 들어설 경우 절감되는 냉방전력은 연간 12만3240㎿h로 춘천시 약 2만6520가구가 쓰는 양과 동일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전기료로 환산하면 연간 160억2100만원(130원/㎾ 기준)에 달한다.

K-클라우드 입주 데이터센터 냉방전력 절감 추정치. (자료=강원도)


온실가스(CO₂) 감소량도 연 5만7461t에 달해 11억7800만원에 달하는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열기반 K-스마트팜을 통해 육묘·딸기 등 특화작물을 생산함으로써 농업의 새성장동력을 제시하고, 남북교류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도는 데이터센터는 물론이고 빅데이터 관련 기업 등 유치를 추진 중인 64개사가 입주 할 경우 신규 일자리 5517개 창출, 지방세 세수 연간 220억원, 생산유발 3조9765억원 등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열에너지 참 좋은데…롯데월드는 쓰고 있고 현대차 신사옥도 활용 예정”

김경구 강원도 데이터시티추진단장은 강원도만이 아니라 전국으로 확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열에너지의 장점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김 단장은 “수열 에너지는 환경훼손이 거의 없고, 소음·진동이 없어 도심 내에서 활용하기 용이하다”며 “무엇보다 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활용가능하다는 것은 엄청난 메리트”라고 말했다. 그는 수열에너지 활용 사례로 서울 송파에 있는 롯데월드타워를 들었다.

롯데월드타워가 수열에너지 활용을 위해 설치한 히트펌프. (사진=강원도)


김 단장은 “롯데월드타워는 2014년 11월부터 수도권 광역 1단계 상수관로에서 하루 5만㎥의 물을 끌어들여 히트펌프 등을 이용해 3000냉동톤(RT)의 냉난방 용량을 생산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냉방 28.9%, 난방 28.6%를 책임짐으로써 연간 7억원 가량 비용절감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월드타워 외에 현대차그룹도 서울 삼성동에 건립 예정인 신사옥에 수열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김 단장은 “롯데월드타워나 현대차 신사옥에서 볼 수 있듯 도시의 경우 이미 깔려 있는 관로시설을 활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대규모 냉난방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며 “시민과 정부가 수열에너지 활용에 더 큰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용어설명

냉동톤(RT) : 0℃의 깨끗한 물 1t을 24시간 안에 0℃의 얼음으로 만드는데 필요한 열량. 1RT는 3320kcal/h로 3.861㎾에 해당한다. 단, 미국과 영국은 다른데 1USRT는 3024kcal/h, 3.517㎾로 계산한다.

소양강댐. (사진=김일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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