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외국계 은행들에 대해서도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기로 한데 따른 후속조치로, 향후 다른 외국계 은행들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미국 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 가운데 대략 4분의 1에 해당되는 1000억달러(약 107조1500억원)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도이체방크 미국 법인의 총자산은 4000억달러 수준이며, 이중 자본 집약적이면서도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환매조건부채권(리포) 사업을 대대적으로 줄일 것으로 보인다. 일부 자산은 멕시코와 독일, 일본 사업부로 편입되는 방식을 취할 계획이다.
다만 그는 “미국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고 전제한 뒤 “이번 미국 법인의 재무제표 감축 조치는 미국 사업을 줄이거나 철수하려는 의도가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또 “미국에서 우리의 대표 사업인 채권은 물론이고 자산관리 등에 지속적으로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도 일부 외국계 은행들이 도이체방크와 같이 미국 법인내 사업규모를 줄이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 발행에 따른 인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채권 발행을 아예 해외에서 한 뒤 조달한 자금을 미국으로 송금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아울러 도이체방크는 기존 미국 법인이 떠안고 있는 채권을 독일 본사의 하이브리드 채권에 편입시키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