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금호타이어 인수 더블스타 ‘먹튀’ 안 된다

  • 등록 2018-04-02 오전 6:00:00

    수정 2018-04-02 오전 6:00:00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오늘 금호타이어 노사와 자구계획 이행협약을 맺고 유동성을 긴급 수혈할 방침이다.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 상환과 석 달치 체불임금, 거래처 대금 지급 등을 위해 2000억원을 우선 지원할 것이라고 한다. 금호타이어 회생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앞서 노사와 채권단은 법정관리로 가기 직전에 해외매각에 전격 합의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어제 노조의 찬반투표에서도 60.6%의 찬성률로 해외매각 방침이 가결됐다.

금호타이어는 청산가치가 1조원인데 비해 존속가치는 4600억원에 불과하다. 시장논리로 따지면 문을 닫는 게 낫다는 뜻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더라면 청산으로 끝날 가능성도 컸다. 채권단과 주주들의 손해는 물론 금호타이어와 협력업체 직원 1만 5000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처지였던 것이다.

문제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려는 더블스타에 대해 ‘먹튀’ 불안감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2004년 같은 중국계인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인수해 투자는 거의 하지 않고 대규모 정리해고에 기술유출을 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더블스타도 기술력을 키우고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인수 자금을 회수한 뒤에는 국내 공장을 폐쇄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미리부터 제기되는 상황이다.

더블스타는 투자조건으로 고용을 3년간 보장하고 5년간 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기로 했다. 달리 말하면 5년 뒤에는 국내 공장 문을 닫고 떠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더블스타의 차이융썬 회장은 “인수 목적이 회사 발전에 있기 때문에 ‘먹튀’는 있을 수 없다”며 독립경영도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한국GM사태까지 겹쳐 안팎의 불안한 시선이 완전히 불식된 것은 아니다.

군산공장 폐쇄에 이어 대규모 고용불안을 무기로 철수 으름장을 놓으며 우리 정부에 특혜와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GM의 행태도 ‘먹튀’ 행보와 다를 바 없다. 국내에 손을 뻗은 해외자본에 대한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산은은 “금호타이어의 독립경영을 보장할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말로만 그쳐선 안 된다. 정부와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조합원들의 고용보장과 ‘먹튀’ 방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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