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異야기]①대기업 그늘서 벗어나 국내 유일 산업용 가열로 전문기업으로 변신

김방희 제이엔케이히터 대표 인터뷰
외환위기 당시 대림엔지니어링서 독립…“대기업 우산 아래서 독립하는 게 힘들었다”
전담팀 구성해 설계부터 사후관리서비스로 경쟁력 제고
2017년부터 ACC 시장 성과 창출 기대
  • 등록 2016-12-27 오전 5:00:00

    수정 2016-12-27 오전 5:00:00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제이엔케이히터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국내 유일의 산업용 가열로 전문기업이다.

산업용 가열로는 정유 및 석유화학 플랜트 운용의 필수 설비로 원유나 석유화학의 원료인 납사를 정제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산업용 가열로 시장규모는 약 25억달러(약 3조125억원)의 소규모 전문화 시장이다. 가열로 시설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전 공정이 멈추게 되는 중요 설비 중 하나다. 특히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해 시장 진입장벽이 높다.

김방희(55) 제이엔케이히터(126880) 대표는 “산업용 가열로 시장은 최근 신규 건축보다는 기존 시설의 개보수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동남아아 중동시장의 정유·석유화학플랜트 설비 프로젝트가 발주될 것으로 예상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산업용 가열로의 경우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라 현재 세계 10여개의 회사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술·인력 그대로인데 대기업 계열사 아니라고 의심”

제이엔케이히터의 전신은 대림엔지니어링이었다. 1986년 대림엔지니어링 히터사업부로 출발한 이 회사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대림산업(000210)에 흡수합병됐다. 이때 김 대표를 포함한 히터사업부 직원들은 한국에서 제대로 된 가열로 전문기업을 만들기로 의기투합해 1998년 독립했다.

공교롭게도 이 때가 제이엔케이히터의 첫번째 위기였다. 김 대표는 “대림이라는 대기업 우산 속에 있을 때에는 우리 기술력에 대한 신뢰가 높았다”면서도 “하지만 같은 기술과 인력을 보유한 제이엔케이히터에 대해서는 일을 맡기려는 거래처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후 외국회사에서 회사를 인수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국내 유일의 산업용 가열로 전문기업의 명맥을 이어가고자 했던 김 대표와 임직원들은 어려움을 감수하면서도 사업을 이어나갔다.

김 대표는 “어렵게 회사를 이끌어가던 중 당시 유공(현 SK이노베이션)을 통해 수주를 성공했다”며 “과거 실적을 중요하게 여기는 정유·유화업계 특성상 국내 최대 정유사였던 유공 수주를 계기로 거래처를 확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위기는 2002년 후반에 찾아왔다. 당시 파트너사였던 세계적 발전설비 회사인 미국의 ABB가 집단 소송에 휘말리면서 자금 사정이 안좋아졌다. ABB로부터 납품대금을 못받으면서 회사가 또 다시 위기에 처했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정유·석유화학 경기가 좋아지면서 회사가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김방희 제이엔케이히터 대표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신규사업을 포함해 2020년 매출 2000억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밝혔다. (사진= 한대욱 기자)
◇설계부터 사후관리까지 전사적 공정관리

이같은 위기에도 불구하고 제이엔케이히터가 산업용 가열로 시장에서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관리의 힘’이다.

제이엔케이히터는 산업용 가열로 설비의 설계를 주로 담당하고 제작은 외부 업체에 맡기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팹리스(반도체 설계만 담당) 개념이다. 동종업계의 다른 회사와 달리 제작만을 외주업체에 맡기고 제작·시공·사후관리부문을 책임진다.

김 대표는 “경쟁사들은 설계와 기자재 납품 정도만 하고 있다”며 “우리는 외부업체에 맡기는 제작업무를 제외한 설계부터 사후관리까지 모든 단계의 공정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대표 취임과 함께 만든 FS팀(필드서비스 팀)은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다른 업체보다 훨씬 빠른 해결능력을 나타낸다.

그는 “FS팀은 10년 이상의 설계, 제작, 건설 경험을 가진 전문 엔지니어들로 구성했다”며 “고객사에 문제가 있는 것은 있다고 하고 없는 것은 없다고 말하는 등 순수하고 정직하게 사업을 하는 점도 성공의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제이엔케이히터가 지난 2008년 SK이노베이션 울산 공장에 설치한 산업용 가열로 모습. (사진=제이엔케이히터)
◇산업용 가열로 넘어 신규사업 박차…2020년 매출 2000억 목표

제이엔케이히터는 산업용 가열로 시장에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쌓았다. 2010년 매출 1000억원(이하 연결기준)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 1714억원까지 늘어났다. 회사 설립 이후 지난 18년간 350여건의 수행실적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중동이나 인도 등 주요 산유국 기업은 자체 벤더리스트를 만들어 제한된 기업과만 거래한다”며 “아랍에미리트 최대 정유회사인 타크리어(TAKREER)와 이란 국영정유회사(NIORDC) 등의 벤더 등록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산업용 가열로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제이엔케이히터는 2011년부터 공랭식 증기 응축기(ACC) 시장에 진출했다. ACC는 발전소에서 스팀터빈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터빈 출구에서 배출하는 증기를 물로 변환시키는 설비다. 과거에는 해·담수를 활용한 수랭식 응축기를 많이 사용했지만 환경오염 논란으로 최근에는 공랭식 응축기를 설치하는 추세다.

김 대표는 “미국과 독일 기업이 과점하던 ACC 시장은 2009년 양측의 특허 유효기간이 만료되면서 전세계적으로 10여개의 업체가 진입했다”며 “그동안 시장 진입을 위한 초석을 닦아 내년부터는 중요한 성과를 이루고 손익분기점에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기존 산업용가열로 사업과 함께 2020년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료= 제이엔케이히터, 연결기준)
◇김방희 대표는

1961년생으로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신화건설엔지니어링과 대림엔지니어링을 거쳐 1998년 제이엔케이히터를 설립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2016년 벤처창업대전에서 해외수출 실적을 인정받아 철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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