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익분기점 넘긴 '웃는 남자' 이제는 해외로 나갑니다"

김지원 EMK뮤지컬컴퍼니 부대표 인터뷰
해외서 높은 관심…내년 4월 日 도쿄 공연
'논레플리카'로 쌓은 노하우 창작뮤지컬로
"뮤지컬시장 성장 위해 신규 관객 유입 중요"
  • 등록 2018-12-17 오전 6:00:00

    수정 2018-12-17 오전 6:00:00

최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만난 김지원 EMK뮤지컬컴퍼니 부대표는 “뮤지컬에서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캐릭터도 중요하다”며 “해외 작품을 사올 때도 공연을 보면서 딱 떠오르는 한국 배우가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선택한다”고 밝혔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침체된 뮤지컬시장에서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는 곳이 있다. 공연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이하 EMK)다. EMK가 올해 선보인 두 번째 창작뮤지컬 ‘웃는 남자’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이어 블루스퀘어 공연까지 흥행하며 175억 원이라는 높은 제작비에 대한 우려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만난 김지원 EMK 부대표는 “‘웃는 남자’는 예술의전당 공연을 마치고 블루스퀘어로 넘어갈 시점에 손익분기점을 넘겼다”고 말했다. EMK 작품의 해외 진출 업무를 총괄하는 김 부대표는 전날 영국 런던에서 돌아와 이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제3차 콘텐츠 인사이트’ 강연에 참석했다. 그는 “‘웃는 남자’에 대한 해외 반응도 좋다”며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웃는 남자’ 해외 진출 ‘청신호’

김 부대표는 엄홍현 EMK 대표와 함께 회사를 세운 창립 멤버다. EMK 작품의 해외 배급을 담당하는 EMK인터내셔널과 배우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EMK엔터테인먼트의 대표를 겸하고 있다. 뮤지컬이 아닌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김 부대표는 2003년 엄 대표와의 만남이 인연이 돼 공연계에 뛰어들어 ‘모차르트!’ ‘몬테크리스토’ ‘팬텀’ ‘레베카’ ‘엘리자벳’ ‘마타하리’ 등의 성공을 이끌었다.

EMK가 다른 뮤지컬 공연제작사와 다른 점은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가 아닌 유럽의 대형 뮤지컬을 한국 정서에 맞춘 ‘로컬라이징’으로 성공을 거뒀다는 점이다. 비용적인 부담 때문에 내린 선택이었다. 김 부대표는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의 대형 뮤지컬은 동선도 바꿀 수 없고 무대와 조명까지 다 들여와야 할 정도로 조건이 엄격하다”며 “그만큼 해외 스태프들도 많이 체류해야 해서 경비가 많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EMK는 음악과 대본만 원작을 따르고 그 이외의 부분은 새롭게 창작이 가능한 ‘논레플리카’ 형태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공연을 선보여왔다. 김 부대표는 이를 “창작에 가까운 수준의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작업 노하우가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대극장용 뮤지컬의 창작도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웃는 남자’는 이미 해외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내년 4월 일본 도쿄에 있는 1300석 규모의 닛세이극장에서 현지 배우들이 출연하는 라이선스 버전으로 공연한다. 김 부대표는 “이번 일본 공연에서는 우리가 만든 무대세트 콘셉트의 50% 정도를 그대로 살린다”며 “이를 위해 한국 스태프도 일부 일본 공연에 가게 돼 추가적인 수익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예술의전당 공연영상화사업 ‘싹 온 스크린’을 통해 제작한 영상으로 브로드웨이 등 해외 공연 관계자 대상의 상영회를 개최할 계획도 갖고 있다.

뮤지컬 ‘웃는 남자’의 한 장면(사진=EMK뮤지컬컴퍼니).


◇“대중적이면서도 명품 같은 느낌” 지향

김 부대표가 밝힌 EMK 작품의 지향점은 “대중적이면서도 명품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다. 1000석 이상의 대극장 뮤지컬로 성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뮤지컬을 좋아하는 관객은 물론 뮤지컬이 생소한 관객도 재미를 느끼고 만족할 작품을이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김 부대표는 “여전히 소극장 뮤지컬의 경우 관객층이 어느 정도 한정돼 있다 보니 어떤 작품이 잘 될지를 판단하는 게 쉽지 않다”면서 “대극장 뮤지컬의 경우 나만의 ‘감’을 믿고 작품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EMK가 대중적인 작품으로 뮤지컬시장의 외연을 확대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반면 공격적인 스타마케팅으로 배우들의 출연료를 높인 것에 대해서는 다소 평가가 엇갈린다. 그러나 김 부대표는 “연간 대극장 뮤지컬을 가장 많이 제작하는 EMK로서는 한두 명의 스타가 등장하는 작품은 필요한 선택”이라며 “스타가 등장함으로써 200명 가까운 배우·스태프가 공연에 함께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측면도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EMK도 다른 공연제작사와 마찬가지로 뮤지컬시장의 성장을 위해 신규 관객의 유입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대형 창작뮤지컬을 제작하고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김 부대표는 “뮤지컬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뮤지컬을 한 번도 보지 못한 관객층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해외 관객을 끌어오는 것이 중요하다”며 “새로운 배우를 발굴하고 보다 다양한 마케팅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공연계 화두 중 하나는 EMK와 카카오의 합자회사 설립이다. EMK를 통한 카카오의 공연시장 진출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 부대표는 “EMK가 카카오와 함께하는 것도 뮤지컬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다”라며 “처음에는 저항력은 크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뮤지컬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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