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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용-고신용 금리差 ‘광주·제주, 수협, 하나, 대구’ 순으로 커
21일 은행연합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만기 10년 이상인 분할 상환 방식 주택담보대출의 올해 1~8월 신규 대출 취급액 금리는 평균 연 3.60%였다. 신한·우리·하나·씨티·부산·대구·광주·전북·제주·수협은행 등 전체 신용등급 대출자를 상대로 해당 대출을 3개월 이상 취급한 실적이 있는 10개 은행의 대출 금리를 산술 평균한 결과다. 보금자리론이나 디딤돌 대출 등 정부의 서민 지원을 위한 저금리 정책 상품은 제외했다.
신용등급 9·10등급 대출 금리에서 1·2등급 대출 금리를 뺀 금리 차는 10개 은행 중 광주은행과 제주은행이 1.21%포인트로 가장 컸다. 저신용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이자를 부담했다는 뜻이다. 이어 수협(0.97%포인트), 하나(0.86%포인트), 대구(0.70%) 순으로 차이가 컸다. 반면 신한(0.26%포인트), 씨티(0.23%포인트), 부산(0.20%포인트), 전북(0.13%포인트) 등은 등급 간 금리 차가 0.5%포인트에 못 미쳤다. 우리은행은 9·10등급과 1·2등급 간 금리 격차가 0.11%포인트로 가장 작았다.
은행이 9·10등급 대출자에게 부과한 예상 손실 비용 등 가산금리의 경우 광주은행이 연 2.93%로 가장 높았다. 광주은행의 9·10등급과 1·2등급 간 가산금리 차는 1.2%포인트에 달했다. 9·10등급 대출자의 가산금리는 대구(2.62%), 제주(2.36%), 하나(2.14%), 전북(2.12%), 부산(2.08%) 등이 그다음으로 높았다. 수협(1.69%), 신한(1.55%), 우리(1.27%), 씨티(1.26%) 등은 2%를 밑돌았다.
일시상환 방식 금리差 ‘광주, 경남, 우리, 농협, 전북’ 순으로 커
대출 원금을 만기에 한꺼번에 갚는 일시 상환 방식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순위는 약간 달랐다.
신한·우리·경남·대구·광주·전북·농협·수협은행 등 해당 대출을 신용등급 1~6등급 사이 대출자를 상대로 3개월 이상 취급한 실적이 있는 8개 은행의 대출 금리를 평균해 비교했다. 그 결과 5·6등급 대출 금리에서 1·2등급 대출 금리를 뺀 금리 차는 광주은행이 0.99%포인트로 최고였다. 이어 경남(0.60%포인트), 우리(0.53%포인트), 농협(0.40%포인트), 전북(0.38%포인트), 신한(0.31%포인트), 수협(0.29%포인트) 순으로 수치 차이가 컸다. 대구은행은 5·6등급과 1·2등급 간 금리 격차가 0.18%포인트로 가장 작았다.
은행이 5·6등급 대출자에게 물린 예상 손실 비용 등 가산금리의 경우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이 연 2.75%로 가장 높았다. 우리(2.63%), 전북(2.40%), 대구(2.19%), 농협(1.96%), 신한(1.95%), 수협(1.63%)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통계는 은행연합회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가계 대출 금리 은행별 비교 공시를 통해 분석했다. 공시 대상 총 18개 은행 중 IBK기업은행과 KDB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처럼 주택담보대출 취급 실적이 없거나 적은 은행은 집계에서 제외했다. 또 KB국민은행 등 저신용자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 실적이 3개월 미만인 은행도 통계에 반영하지 않았다. 신용등급이 낮은 대출자를 상대로 대출 자체를 꺼리는 은행도 적지 않다는 얘기다.
금융 당국은 은행 대출 금리 산정의 투명성과 합리성을 높인다는 목적에 따라 2012년 11월부터 가이드라인인 ‘모범 규준’을 제정해 은행이 이를 지키도록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이 신용등급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다르게 책정하는 관행을 문제 삼은 적은 없다. 사실상 용인하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 초 10개 은행의 대출 금리 산정 체계 점검 후 제도 개선에 착수했지만, 신용등급별 금리 차는 개선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