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매출 10억"… 백화점 복덩이 된 '팝업스토어'

팝업스토어 상품구색 확대하며 인기 '껑충'
롯데百, 팝업 상설관 인기… 이이돌 굿즈까지 판매
현대百 '캐릭터'·신세계百 'IT·명품 화장품' 임시매장 선봬
"변화무쌍한 유행·경기 불황… 팝업 활성화 될 것"
  • 등록 2018-01-15 오전 6:00:00

    수정 2018-01-15 오전 6:00:00

지난달 현대백화점 신촌점 ‘시로앤마로’ 팝업스토어에 설치된 인형.(사진=이데일리 DB)
[이데일리 박성의 기자]지난 2일 신촌역. 퇴근길 발걸음을 재촉하던 사람들이 줄줄이 자리에 멈춰 섰다.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시바견 캐릭터인 ‘시로앤마로’ 인형. 이날은 현대백화점 신촌점에 문을 연 시로앤마로 팝업스토어(임시매장)의 마지막 영업일이었다. 시중에서 볼 수 없던 인형과 문구용품, 액세서리 등이 진열대에 오르면서, 수백 명의 인파가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이날 시로앤마로 지갑을 구매했다는 대학생 박예린씨는 “한 파워블로거가 올린 팝업스토어 행사 소식을 보고 방문하게 됐다”며 “아무 때, 아무 곳에서나 살 수 없는 물건이라 생각하니 상품이 더 가치 있게 느껴지더라”고 말했다.

◇ 아이돌 굿즈부터 가전까지…다양해진 ‘팝업 라인업’

‘팝업스토어(POP-UP STORE)’가 백화점업계 핵심 마케팅으로 부상하고 있다. 팝업스토어는 짧은 기간애 잠깐 운영하는 상점을 일컫는다. 일종의 임시매장인 셈인데, 입소문 마케팅에 유리하고 브랜드의 특징을 자세히 알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 상품구색을 중소기업 상품을 넘어 유명 캐릭터 및 아이돌 ‘굿즈(기획상품)’, IT 상품까지 확대하면서 집객 효과를 극대화하는 모양새다.

팝업스토어 활용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롯데백화점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12년 6월 본점 2층에 팝업스토어 공간인 ‘더 웨이브(The Wave)’를 열었다. 52㎡(약 16평) 규모로 1~2주마다 새로운 브랜드가 릴레이 형식으로 매장을 채우는 방식이다. 중소기업 뿐 아니라 유니클로 같은 대형 SPA(제조·유통 일괄형)브랜드도 이곳에서 임시매장을 열었다. ‘더 웨이브’에서 행사를 진행한 브랜드의 절반 이상이 기존 목표치보다 매출액을 초과 달성했다.

롯데백화점 고객들이 ‘워너원’ 특설 매장 오픈전에 줄 서서 대기하는 모습.(사진=롯데백화점)
아이돌 굿즈도 팝업스토어를 통해 팔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에서 인기 아이돌 그룹 워너원 팝업스토어를 열었는데, 백화점 개장 시간 전부터 수백 명의 팬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밖에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끈 ‘평창 롱패딩’도 롯데백화점 팝업스토어를 통해 판매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기존 특설매장에서는 의류, 구두, 핸드백 등 기본적인 상품을 팔고 팝업스토어에선 연예인 협업 상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명해진 브랜드 등 트렌디한 상품을 소개하는 식으로 판매창구를 이원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버액션토끼’ 팝업스토어가 지난해 8월 31일부터 9월 10일까지 현대백화점 대구 지하 2층 유플랙스 광장에서 열렸다.(사진=뉴시스)
현대백화점도 팝업스토어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학가와 인접한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2030세대를 겨냥한 캐릭터 팝업스토어를 잇따라 열고 있는데 성과가 좋다. 지난해 6월 현대백화점 신촌점에서 진행한 ‘오버액션토끼’ 팝업스토어는 일 평균 5000여 명의 고객을 불러들이며 1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9월 현대백화점 대구점에서도 ‘오버액션토끼’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전문관이나 백화점 입점만을 고집하던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도 팝업스토어 개설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독일 명품 프리미엄 AV(홈시어터를 구성하는 관련기기) 브랜드 ‘로에베(LOEWE.)’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팝업스토어를 꾸리기도 했다.

◇ 경기 불황·빨라진 트렌드 변화, ‘팝업 스토어’ 붐 이끌어

팝업스토어가 최근 들어 활기를 띄는 이유는 소비침체가 장기화하며 경기가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사업의 성공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워진 탓에, 판매·제조사로서는 임대료 없이 한시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에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다. 백화점은 자투리 공간을 빌려주는 것만으로도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어, 양측 모두에 유리한 셈이다.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브랜드는 신규 사업을 진행하기 전 실험을 목적으로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한다. 실제 샤넬은 지하에서 점포를 운영했을 경우, 소비자들의 집객 효과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파미에스트리트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팝업 행사에서 20~30대의 고객이 많이 몰리는 것을 확인한 뒤 샤넬은 지하 1층 파미에스트리트에 신규 매장을 열기로 최종 결정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통 시장이 불황이라 신규 브랜드가 수 년 간의 임대계약을 맺고 백화점에 입점하기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 트렌드 변화속도가 빨라 팝업스토어를 통한 실험이 절실해진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소비자로서도 다양한 브랜드를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백화점은 집객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팝업스토어는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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