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러 왔소"..예술서 지혜· 영감 얻는 CEO들

세종문화회관 '뮤지컬CEO' 강의
한진섭 단장과 연기·노래 실습해
  • 등록 2021-04-27 오전 6:00:00

    수정 2021-04-27 오전 6:00:00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골데, 날 사랑해?” /“뭐라구?” /“날 사랑해?” /“왜 이러셔? 뭘 잘못 잡수셨나?”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왼쪽)과 아내 박봉순 여사가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의 노부부 ‘떼비예’와 ‘골데’를 연기하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7시께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 예술아카데미.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과 그의 아내인 박봉순 여사가 두툼한 파일을 들고 사람들 앞에 섰다. 부부의 손에는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의 대본이 들려있었다. 극중 노부부 ‘떼비예’와 ‘골데’의 A4용지 1쪽 분량 대사를 깔끔하게 소화한 김 사장은 만족스러운 듯 껄껄 웃었다. 그보다 더 능숙하게 연기한 박 여사가 “한 번도 앞에 나온 적 없어서…”라며 쑥스러워 하자, 함께 수업을 듣던 사람들이 그녀를 향해 큰 박수로 응원했다.

이날은 세종문화회관이 최고경영자(CEO), 전문직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시작한 ‘세종ACE-뮤지컬CEO’의 두 번째 시간. 총 10차례 강의 중 유일하게 실습이 있는 날이었다. 강의실에 한칸 띄어앉기로 앉아있던 20여 명의 수강생은 한진섭 서울뮤지컬단 단장에게 연기·노래를 지도받았다. 김 사장 부부를 비롯해 정재호 고려당 대표, 민경우 남이섬교육문화그룹 대표, 홍사웅 예술경영지원센터 본부장, 장대철 카이스트 교수 등이 함께 했다. 수강생의 연령대는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다.

한 단장이 수강생들 사이를 지나다니며 한 명씩 지목했다. 처음엔 그의 눈을 슬슬 피하며 손사래를 쳤던 수강생들이 분위기가 무르익자 자신있게 연기했다. 예상치 못한 애드리브도 나왔다. 부인 허은경 여사와 함께 수강 중인 정재호 고려당 대표는 ‘골데’를 은경으로 바꿔 “은경, 날 사랑해?” “은경, 내가 묻잖아”라고 대본을 읽어 큰 웃음을 자아냈다.

한 단장은 기쁨·슬픔·공포 등 감정을 표현하는데 있어 호흡이 얼마나 중요한지 직접 보여주며 한 수 지도했다. 또 “연기에 자연스레 본인의 성격이 묻어난다”며, 수강생들의 성격을 맞춰보는 등 적극적으로 호응을 유도했다. 김길려 음악감독, 서울시뮤지컬단 소속 배우 이연경, 허도영, 액터뮤지컬 콘과 함께 진행한 두 시간 강의에 수강생들은 흡족해 했다.

‘세종ACE 과정’은 각계 리더들이 문화예술을 통해 조직과 사회를 이끄는 지혜와 영감을 얻도록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발레에 이어 올해 봄학기는 ‘뮤지컬’ 장르의 전문가 특강으로 구성했다. 1, 2회 강의는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프로듀서와 한 단장이 맡았다. 앞으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 신동원 에스앤코 프로듀서, 윤홍선 에이콤 대표,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 고선웅 연출, 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부장, 박병성 더뮤지컬 국장,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 등이 강사로 나선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매주 다양한 전문가들의 강의로 뮤지컬 장르를 다각적으로 조망할 것”이라며 “대중에게 사랑받는 예술 장르의 콘텐츠 성공 전략을 들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진섭 서울시뮤지컬단 단장이 강의하고 있다(사진=세종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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