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4일 세계헌혈자의 날…국내 헌혈자가 줄고 있다

매년 300만건에서 200만건으로 내려앉아
‘헌혈=영화표’ 헌혈 마케팅이 오히려 장애
헌혈 부실 관리 논란 등 적극적 헌혈에 영향
  • 등록 2019-06-14 오전 6:15:00

    수정 2019-06-14 오후 3:14:36

(자료=대한적십자사 제공)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헌혈자가 줄고 있다. 지난 2015년 308만건에 이르던 것이 200만건대로 떨어져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혈액 관리 부실 논란 등으로 적극적 헌혈 참여자들이 줄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헌혈건수는 288만건으로 집계됐다. 헌혈률은 5.6%로 전년(5.7%)보다 0.1%포인트, 2015년(6.1%)보다 0.5%포인트 낮아졌다. 민간혈액원 2곳을 제외한 12일 기준 적십자사의 올해 헌혈건수도 117만건에 불과해 지난해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다음달 중순부터 시작되는 여름 방학은 헌혈 비수기다. 헌혈자 2명 중 1명(45.2%)이 학생이기 때문이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여름·겨울 방학 기간 학생들의 외출이 줄며 헌혈률 감소에 영향을 크게 준다”고 설명했다.

헌혈을 많이 하는 청소년들이 성인이 되면서 헌혈을 하지 않는 것은 적십자사가 헌혈을 마케팅으로 접근한 탓도 크다는 지적이다. 강주상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는 “채혈량이 적십자사의 매출액이 되는 구조다 보니 헌혈 마케팅으로 접근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헌혈=영화표`는 인식 때문에 청소년기에 적극적으로 헌혈에 참가했던 이들이 안정적 경제력을 가진 청장년층이 되면서 헌혈에 나서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해외는 상황이 다르다. 10~20대 헌혈비중은 20%대에 불과하다. 30~50대 중장년층의 헌혈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혈액 관리 관련 사건 사고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의 혈액 및 제대혈 관리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임신 경험이 있는 여성의 혈장을 수혈하면 최대 사망에 이르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음에도 임신력이 추정되는 여성 혈액이 400unit 가까이 수혈용으로 공급됐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은 남성 혈장만을 수혈 가능하게 제한하고 있다. 과거 임신한 적 있는 여성 헌혈자의 혈장이 포함된 혈액제제는 수혈 관련 급성폐손상(TRALI) 유발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TRALI는 수혈 후 6시간 내에 호흡 부전이 발생하고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르는 등 수혈 관련 사망사고의 주원인이다. 지난 2009년 국내에서도 TRALI 발생 사례가 보고됨에 따라 적십자사는 같은 해부터 여성 혈장이 포함된 혈액제제의 수혈을 금하고 있다.

매년 국정감사에서도 적십자사의 혈액관리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김순례 의원실에 따르면 적십자사는 2012년부터 2017년 8월까지 헌혈을 통해 생산된 혈액체제 95만unit을 폐기했다. 우리나라 혈액 1일 비축적정량이 5189unit인 점을 감안하면 약 183일분에 달하는 혈액이 사용되지도 못하고 폐기된 것이다. 채혈과정의 잘못으로 양이 많거나 적어서 보관과정에서 혼탁·변색·용혈로 보존기간 경과 등의 이유로 폐기됐다.

강주상 대표는 “혈액관리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이런 문제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적십자사는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로 분리돼 채혈하는 것 자체가 전체매출액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 “혈액폐기의 경우 직원 과실로 인한 부분은 많지 않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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