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더 많은 장애인을 볼 수 있는 사회

  • 등록 2018-09-17 오전 6:00:00

    수정 2018-09-17 오전 6:00:00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서울역 버스환승센터는 복잡하기로 유명하다. 수십 대의 버스가 지나가는 데다 택시 승강장까지 한 데 모여 있다.

그 한쪽 구석에 ‘장애인콜택시 승강장’이 있다. 바닥에 장애인콜택시라는 글자가 적혀 있고 갈색 표지판이 붙어 있긴 하지만 웬만큼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알아채기 어렵다.

승강장은 대로에서 서울역 광장 쪽으로 진입하는 차도의 길목에 있다. 장애인콜택시가 서지 않을 때에는 일반 차들이 빠른 속도로 지나치는 곳이다.

사실 시설이랄 것도 없다. 바로 근처의 일반 택시 승강장엔 대기 장소가 마련돼 있지만 장애인콜택시 승강장엔 이런 구조물이 없다.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도로변 연석이 휠체어 이동을 가로막고 있다.

장애인콜센터 승강장을 설치한 서울시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승강장 설치 관련 규정이 아예 없어 한국철도시설공단에 공문을 보내 승강장 설치 허가를 받았다고 한다. 장애인 이동을 돕겠다고 선의로 의무 없는 일을 한 것이니 칭찬할 일이나 세심한 배려가 부족했던 점은 아쉽다.

장애인 이동권 문제는 장애인콜택시 승강장에 그치지 않는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고속버스나 시외버스 이용이 아예 불가능하다. 지하철 역시 장애인들에겐 가까운 이동수단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지하철에서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하던 장애인이 추락해 사망했다.

조금씩 바뀌고는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12일 리프트 사망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엘리베이터 설치 확대 등 보완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하철 모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저상버스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2020년부터 휠체어 리프트를 갖춘 고속·시외버스를 보급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애인 등록 인구는 255만여 명이나 된다. 그러나 주변에서 장애인들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다른 사람의 조력 없이는 집 밖으로 나가기가 쉽지 않아서다. 장애인이 적은 나라가 선진국이 아니다. 장애인을 쇼핑몰, 극장, 거리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나라가 선진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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