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최근 우리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의 3%에서 2.7%로 낮췄다. 반면 미국은 IMF와 OECD의 올해 전망치가 기존의 2.9%로 유지됐다. 한국과 미국의 성장률 역전이 기정사실화됐다는 얘기다. 경제 규모가 한국의 12배인 미국보다 한국의 성장률이 뒤진 것은 1980년, 1998년, 2015년 3번뿐이다. 지금까지는 제2차 석유위기, 외환위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및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이란 변명거리라도 있었지만 외부 충격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성장률 역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우리 경제가 10개월째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딴소리다. “지난 30여년간 경제가 어렵지 않은 적이 있었느냐”며 물타기에 급급한 집권당 대표의 발언은 황당 그 자체다. 우리 경제는 지금 소비·투자 부진에 세계 경제의 후퇴 조짐까지 겹친 내우외환으로 전도가 매우 불투명한 처지다. 작년만 해도 매달 30만명을 웃돌던 신규 취업자 수가 올 들어 급감했다가 최근 다시 회복세를 타고 있다지만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부는 현실을 직시하고 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여 정책수단의 적극 조정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