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노원구 중계동 등 학교와 유명학원 밀집지역의 집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서울지역의 집값이 학군과 학원 등 교육 여건에 상당한 영향을 받아온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김진표 교육부총리가 밝힌 `공동학군 확대나 학군 조정`은 거주지에 상관없이 강남지역 고등학교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핵심이다.
즉 강남지역에 살고 있지 않은 학생이라고 하더라도 강남 명문고교에 진학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고, 거꾸로 강남 8학군에 거주하는 학생은 상대적으로 집에서 먼 강북권 고교에 배정될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다.
◇강남집값 30% 학군프리미엄..`강남 집값 조정 미칠 것`=이 같은 방안이 성사될 경우 강남 8학군에 편입되기 위해 굳이 강남에 집을 살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에 집값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강남 집값의 30%는 교육 프리미엄으로, 강북에서 강남으로 이전하려는 수요 때문에 이뤄진 것"이라며 " 주민등록 이전 없이 강북 학생들이 강남 명문 학교에 진입이 가능해질 경우 소위 교육 프리미엄에 기반을 둔 강남 불패 신화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대표도 "이번 제도의 관건은 정부의 공동학군이나 학군 조정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과 실현 여부에 달렸다"며 "만약 정부의 방안이 제대로 시행되면 강남 진입 수요가 줄어 강남 집값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현 가능성 낮아..학원수요 여전·효과 의문시=하지만 이 같은 공동학군이나 학군조정 자체가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해마다 추첨을 통해 다소 먼 곳에 배정된 학부모들이 시도교육청 앞에서 시위를 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8학군에 사는 학생들이 그 외의 지역에 배정된다면 그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라고 실현 가능성에 의문점을 제기했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재테크 팀장은 "강남의 학군 프리미엄은 명문 학교에서 비롯됐다기 보다는 유명 학원가 형성에 따른 영향이 컸다”며 "공동 학군이나 학군 조정을 한다고 해도 강남 학원가는 오히려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커 결과적으로 강남 집값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세가 급등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재테크 팀장은 "강북 학생들이 강남 명문 학교로 배정될 경우 매일 최소 2시간 가량은 등하교를 위해 소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팀장은 "결국 상당수의 강북에 기반을 둔 학생들이 강남으로 이주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들 대다수가 매입보다는 전세를 얻어 거주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같은 현상은 강남 전세가만 부채질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