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nd SRE]캐피털, 경쟁심해지는데 불신의 벽까지

악화업종 설문 3위…자동차할부시장 레드오션
BNK캐피탈 사태로 시장심리 더 예민해져
  • 등록 2015-11-25 오전 6:00:15

    수정 2015-11-25 오전 6:00:15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22회 이데일리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에서는 캐피털이 신용위험 우려 업종으로 급부상했다. 유효응답자 159명 가운데 52명(32.7%)이 캐피털을 최근 6개월 내 업황이 나빠진 산업으로 꼽혔다. 반면 향후 1년내 업황이 개선될 산업을 묻는 설문에 캐피털은 단 6명(3.8%)의 선택만 받았다. 불과 6개월전인 21회 SRE에서는 단 8명(4.6%)만이 업황이 나빠졌다고 꼽았었던 캐피털업종에 무슨일이 생긴 것일까.

캐피털 업종 신용위험 우려한 응답자 52명 중 절반이 넘는 29명이 채권매니저였다. 이번설문에 응답한 채권매니저 66명 중 43%가 업황이 나빠졌다고 답한 것이다. 채권매니저만 따로보면 조선업종(47명·71%)에 이은 2위다. 반면 크레딧애널리스트는 63명 중 14명(22%)이 선택했다.

SRE 자문위원들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최근 캐피털채(여신전문금융채권 중 캐피털사가 발행한 채권) 금리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채권매니저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 것”이라며 “실제 캐피털채 비중을 줄여야하나란 고민때문에 관심이 더 크다”고 해석했다.

캐피털은 업황 자체가 조선업처럼 절대적인 신용위험이 있다기 보다는 시장이 보유한 캐피털채 물량이 워낙 많고, 최근 업종내 BNK캐피탈처럼 헤드라인 이슈가 불거지면서 실제보다 좀더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금리상승 가능성 확대, 자동차금융시장 경쟁심화. 한일월드 이슈로 촉발된 리파이낸싱리스크(Refinancing risk) 등으로 전반적인 신용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한 자문위원은 “캐피털업종은 금리가 올라가면 수익성이 가장 취약한 산업중 하나이고, 영업자산도 자동차할부금융에 많이 치중해 있는 상황”이라며 “영업경쟁을 하다보면 이자경쟁이 불가피한데 이 과정에서 금리가 올라가면 이익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자료:NICE신용평가


레드오션 자동차할부시장

캐피털사들은 과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선박리스 등 대규모여신 부실화 이후 자동차금융을 중심으로한 소매금융으로 자산성장세를 구가해왔다. 자동차금융은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고 양호한 고객신용도와 담보가치에 기반한 낮은 대손률이 특징이다. 이때문에 대부분 캐피털사들이 주요 사업포트폴리오로 취급하면서 업계 영업자산의 50%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금융시장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는가운데 시장참여자는 증가하면서 경쟁강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은 자동차금융시장 자체가 자동차 제조(판매사)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시장환경 변화로 앞으로 업체간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분석을 잇따라 내놓았다. 자동차금융시장의 주요 캐피털업체는 △현대캐피탈, RCI FSK(르노삼성) 등 제조사와 계열관계인 캡티브(Captive) 업체 △JB우리·KB·아주 하나·BNK캐피탈 등 비캡티브(Non-Captive)업체로 나뉜다.

NICE신용평가는 최근 캐피털 이슈 점검 보고서를 통해 “자동차금융시장 구조가 본질적으로 제조사 판매정책에 종속되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에도 국내외 캡티브업체의 지배적 시장지위는 유지될 것”이라며 “그러나 최근 신용카드사의 복합할부 중단과 현대차그룹의 공격적 프로모션 진행 등 사업환경 변화는 비캡티브 시장을 위축시킬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신용평가도 최근 크레딧세미나에서 “국산신차금융은 할부취급수수료 폐지와 영업환경변화 등으로 수익률이 손익분기점에 근접했고, 중고차금융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수입신차금융은 시장참여자 증가과 규제강화로 향후 영업전망이 우호적이지않다”고 분석했다.

한신평은 “결국 저마진을 감당할 비용구조확보가 캐피털업체생존을 위한 열쇠로 부각되고 있다”며 “자동차제조사와 계열관계인 캡티브업체는 높은 영업안정성을 바탕으로 우수한 신인도를 유지할수 있지만, 계열관계가 아닌 계약관계인 비캡티브업체는 영업안정성이 캡티업체보다 낮아 자금조달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비캡티브업체 중에서도 자금조달능력을 따져보면 금융지주계열에 비해 일반기업계열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업안정성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게 한신평의 분석이다. 22회 SRE기업별 등급수준 적정성 설문(워스트레이팅)에서 아주캐피탈이전체 9위에 해당하는 19표(11.9%)를 받은 것도 이러한 분석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아주캐피탈은 이번 설문에서 워스트레이팅 후보군에 처음 올랐다.

BNK캐피탈-한일월드 거래 구조도


BNK캐피탈 사태가 남긴 것

최근 캐피털업계의 굵직한 사건을 꼽으라면 단연 BNK캐피탈사태다. BNK금융지주 산하 BNK캐피탈이 생활가전 렌탈업체한일월드로부터 인수한 541억원 규모의 음파진동 운동기 렌탈계약이 계약법적 분쟁에 휘말린 것이다.

한일월드가 무료 체험 이벤트를 벌여 1만명이 넘는 고객을 모아 렌탈채권을 BNK캐피탈에 넘긴 뒤, 한일월드가 체험고객 계좌에 매달 렌탈비용을 입금하면 BNK캐피탈이 이를 찾아가는 방식으로 계약이 이뤄졌다. 하지만 자금난에 빠진 한일월드가 대납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BNK캐피탈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렌탈료를 찾아가면서 고객들과 분쟁이 발생한 것이다. 해당채권의 손실 가능성은 물론 BNK캐피탈의 허술한 리스크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이는 곧 업종 전반의 불확실성으로 확대되면서 회사채시장에서 캐피털채권 경색 국면으로 이어졌다. BNK캐피탈은 모회사 BNK금융지주로부터 3000억원 규모의 크레딧라인과 유상증자 500억원 지원을 받았지만, 이번 워스트레이팅 설문에서 공동 4위에 해당하는 25표(15.7%)를 받았다. 시장의 불신을 쉽게 가라앉지 않음을 증명한 것이다.

BNK캐피탈 이슈로 인해 캐피털사들은 일시적으로 자금조달이 더 어려워졌고, 향후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자금조달이 정상화화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수도 있다. 업종 특성상 리파이낸싱리스크에 언제든 노출돼 있는 캐피털사들에 진한 불신의 그림자마저 드리워진 상황이다.

이혁준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총자산이1~2조원내로 업종내 지위가 낮으며 유동성차입부채가 50% 내외인 업체 △모회사 지원가능성이 낮고 유동성차입부채비중이50%를 초과하는 업체들은 특히 자금조달 경색국면에서 당기순손실 발생 등으로 수익성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2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s by Edaily)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문의: stock@edaily.co.kr)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 박결, 손 무슨 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