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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입장에서도 가격 인상은 부담스러운 ‘큰 산’이다. 소비자 비난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치킨 업계다. 주요 업체들은 제품 가격을 인상할 때마다 여론의 역풍을 맞곤 했다. 소비자들이 느끼기에 비싸다는 인식 때문이다. 소비자 불매로 이어지기까지 한다.
지난해 11월 BBQ는 후라이드 대표 제품 ‘황금올리브’ 치킨 가격을 마리당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인상했다. BBQ는 2017년 가격 인상을 하려다 여론의 질타에 취소한 바 있다.
교촌 치킨은 지난해 5월부터 배달료를 2000원씩 받기 시작했다. 배달 치킨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의 2000원 인상이다. 이들 브랜드 모두 임대료와 인건비 등이 치솟는 상황에 가맹점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설명했다.
BBQ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줄었다. 매출도 2453억원에서 2300억원으로 감소했다. BHC의 영업이익은 648억원에서 606억원으로, 굽네치킨은 144억원에서 124억원으로 떨어졌다. 교촌치킨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줄었다.
가격 올리기가 만만치 않은 것은 CJ와 같은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식음료 회사 대부분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해 1월 농심이 ‘백산수’ 출고가를 7.8%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CJ제일제당, 동원F&B, 서울우유협동조합, 남양유업, 한국야쿠르트 등 45개 업체가 제품 가격을 올렸다. 가격 인상 뉴스에는 어김없이 악성댓글이 달렸다. 가격 인상을 성토하며 이들 기업을 비난하는 내용이다.
식음료 회사 관계자는 “제품 생산에는 인건비부터 원재료값, 임대료 상승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면서 “식품 제조업체들이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인 1.5%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으로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가격 인상에 나선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