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배우' 진선규 "무대는 초심 되찾게 하는 고향이죠"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나빌레라' 출연
약 2년 만에 무대 복귀 "새롭고 설레"
발레 도전하는 70대 노인 '파격 변신'
"지금도 좋은 배우가 되는 것이 꿈"
  • 등록 2019-04-18 오전 6:00:00

    수정 2019-04-18 오전 6:00:00

진선규는 “영화든 공연이든 작품 제안이 들어오면 무조건 대본을 보여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라면 늘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기 마련”이라며 “새로운 장르, 새로운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을 찾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사진=서울예술단).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배우 진선규(42)는 한결 같다. 2017년 영화 ‘범죄도시’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이어 영화 ‘극한직업’으로 배우라면 누구나 꿈꾸는 ‘천만 배우’에 등극했다. 스타의 자리에 올랐지만 연기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준 무대를 잊지 않았다. ‘극한직업’에 이은 다음 행보로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나빌레라’(5월 1~12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를 선택한 이유다.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진선규는 “오랜만에 컷 없이 긴 호흡으로 무대를 준비하다 보니 즐겁다”며 무대 복귀 소감을 말했다. 지난해 즉흥극 ‘낫심’에 1회 출연하기도 했지만 실질적인 무대 복귀는 2017년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 이후 약 2년 만이다. 진선규는 “창작극은 오랜만이라서 새롭고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나빌레라’는 영화·뮤지컬 등으로 제작됐던 웹툰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훈(HUN) 작가가 이야기를 쓰고 지민 작가가 그림을 그린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뒤늦게 발레리노를 꿈꾸게 된 70대 노인 덕출과 인생의 전성기를 맞았지만 방황하는 청년 채록의 이야기를 그린다. 진선규는 노인 덕출 역을 맡았다.

‘범죄도시’로 청룡영화제 남우조연상을 받고 몇 달 뒤 동네 이웃의 추천으로 ‘나빌레라’의 원작을 읽었다. 70대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노인의 이야기가 진선규의 마음을 울렸다. 늘 후배들에게 “언젠가는 할 수 있고 될 수 있다”는 말을 했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1년 뒤 우연처럼 서울예술단으로부터 ‘나빌레라’라는 제목의 극본을 받은 그는 잠시의 고민도 없이 출연을 결심했다.

진선규는 영화로 뜨기 전 대학로 무대에서 실력 있는 배우로 소문이 자자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출신인 그는 학교 친구들과 만든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에서 활동하며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연극 ‘뜨거운 여름’ ‘나와 할아버지’ 등으로 이름을 알렸다.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김종욱 찾기’ ‘난쟁이들’ 등 창작뮤지컬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진선규는 무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연기의 희열이 있다고 했다. 그는 “카메라 앞에 서는 것보다는 무대에 오르는 것이 더 떨린다”며 “공연 전에는 긴장 때문에 스트레스도 크지만 무대에서 상대 배우를 만나면 긴장이 확 풀린다”고 털어놨다.

서울예술단 신작 창작가무극 ‘나빌레라’에서 덕출 역을 맡은 배우 진선규의 연습 장면(사진=서울예술단).


배우로서 늘 도전을 마다하지 않았다. ‘나빌레라’에 출연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진선규가 1000여 석 규모의 중형 뮤지컬에서 주역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 넘버 20여 곡 중에서도 6~7곡을 혼자 불러야 해 책임감도 막중하다. 진선규는 “발레보다 노래 연습이 더 힘들다”며 “인물의 드라마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음악감독의 코치 아래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레도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발레를 배우는 70대 노인 역할이지만 그럼에도 허투루 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진선규는 “천천히 움직이는 아다지오는 발레를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다는 티가 나서 어렵다”며 “최대한 들통이 나지 않게 하려고 진짜 발레 무용수 못지않게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덕출 역은 진선규와 서울예술단 단원 최정수가 더블 캐스팅됐다. 18회 공연 중 진선규의 출연 회차가 12회에 달한다. 무대를 향한 진선규의 변함없는 애정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에도 그는 영화 촬영으로 바쁜 일정에도 극단의 지방공연은 꼭 같이 해왔다. 그가 무대를 계속해서 찾는 이유는 자신에게 연기의 즐거움을 알려준 곳이라서다.

“배우로서 나의 고향은 극단이다. 영화에서 좋은 배우들을 만나 새로운 나를 만들어가는 것도 좋지만 연기에 대한 초심도 잊어서는 안 된다. 연기의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것도 한예종 졸업 후 친구들과 공연배달서비스 간다를 만들면서였다. 할 말도 잘 못하고 화도 잘 못 내는 내가 다른 역할을 만나 해보지 않았던 말, 해보지 않았던 생각을 하는 것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배우로서 남부러울 것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금도 진선규는 “좋은 배우가 되는 것”을 꿈꾼다. 그는 “꿈은 아직도 저 멀리에 있다”며 “나는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 꿈을 향해 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예술단 신작 창작가무극 ‘나빌레라’에서 덕출 역을 맡은 배우 진선규(사진=서울예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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