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폭락이 수출 호재로…양파의 '웃픈' 현실

대풍에 평년의 반값, 올들어 수출량 전년比 1223%↑
정부·aT, 재고 쌓이자 판로 개척…1~7월 베트남 등에 3만3341t 수출
"제값 못받은 농민 피해는 그대로…경작지 줄이고 수급조절 필요"
  • 등록 2019-08-08 오전 6:15:00

    수정 2019-08-08 오전 6:15:00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가격 폭락이 수출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이런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일이 한국 양파 시장에서 벌어졌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산 양파 수출 기록은 역대 최고 수준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과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양파 수출량은 3만3341t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양파 수출량 2521t 대비 1223% 증가한 기록이다. 이달에도 양파 수출이 대거 예정돼 있어 국산 양파 수출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같은 수출 기록은 품질 좋은 햇양파가 값싸게 나온 덕분이다. 올해 4~5월 수확된 양파는 예년과 비교해 알이 굵고 품질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평년 대비 양파가 많이 생산된 게 문제였다. 시중에 양파가 남아돌면서 양파 가격은 폭락했다.

실제 농업관측본부(KREI)에 따르면 최근 킬로그램(kg) 당 양파 도매가격(2019년 8월 5일 평균가)은 553원으로 작년(936원)은 물론 평년(1030원)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이마저도 지난 한달 사이 42.2%(389→553원) 오른 가격이다.

마트에 쌓인 양파(사진=롯데마트)
가격은 폭락하고 재고는 쌓이자 정부와 aT가 낸 해법 중 하나는 양파 수출이었다. aT 관계자는 “양파 가격이 싸지면서 수출 가격 경쟁력이 올라갔다”면서 “한국산 농산물이라는 이미지도 수출 증대에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이어 “민과 관이 협력해 좋은 성과를 낸 사례”라고 덧붙였다.

양파 가격이 폭락하던 지난 5월부터 aT와 농식품부는 양파 수출 기업에 물류비 지원을 확대했다. 베트남 등 새 수출국 확보를 위한 판촉행사에도 적극 나섰다. aT는 해외에서 운영 중인 한국신선농산물 전용관(K-Fresh Zone)에 한국 양파를 알리기 위한 코너도 만들었다.

덕분에 올해 6월과 7월 들어 한국 양파 수출은 전무후무한 기록을 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 자료를 보면 6월 양파 수출량은 전년 동월(156t) 대비 6456% 증가한 1만227t, 7월 양파 수출량은 전년 동월(2295t) 대비 822% 증가한 2만1153t에 달했다.

양파 수출액도 올해 100억원을 이미 넘겼다. 상반기(1~6월) 기록된 누적 수출액만 421만달러(약 51억원)다. 7월 수출분까지 합하면 총 수출액은 1075만5000달러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13% 증가한 수치다.

농협 등 농산물 수출 기업도 양파 수출을 적극 도왔다. 농협은 대만에 1만3000t을 수출한 데 이어 베트남(780t)과 중국(264t), 말레이시아(165t)에도 양파를 팔았다. 농협은 추가로 5000t 이상의 양파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농협이 3000t의 양파를 대만에 수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지난달 25일 김원석 농업경제대표이사, 강선욱 함양농협 조합장, 김봉학 익산원예농협 조합장이 양파 1만5000t 수출을 기념해 사진을 찍고 있다.(NH농협 제공)
다만 양파 재배농가 입장에서는 제값을 못 받고 수출하는 격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생산량 조절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출이 늘어난 것은 긍정적이지만, 우리 농민이 가격 폭락으로 입은 피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지속적으로 경작지를 줄이는 등 관리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작황이 너무 좋아 역부족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양파 가격 폭락 사태는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유통가는 물론 유명 방송인이자 외식 사업가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까지 나서 양파 소비 운동을 펼쳤다. 업계에서는 올해에만 양파가 평년 대비 13%(약 15만t) 정도 더 수확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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