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린이집 성추행 사건은 사회적 경고다

  • 등록 2019-12-03 오전 5:00:00

    수정 2019-12-03 오전 5:00:00

어린이집 원생들 사이에서 상습적인 성추행 사건이 일어났다고 한다. 남자아이가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여자아이에게 ‘몹쓸 짓’을 저질렀다는 것이니, 듣기조차 민망할 따름이다. 피해자 부모가 인터넷에 올린 하소연을 읽어보면 너덧 살 꼬마로서 차마 그런 일이 있었을까 믿기가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피해 아동이 의사 소견서까지 받았다니 무슨 사건이 있었던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해당 어린이집 CCTV에서도 피해 아동의 진술과 일치하는 정황이 대략 확인됐다는 것이다.

결국 이 사건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까지 올라가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마당이다. 피해자 부모뿐만 아니라 어린 딸을 둔 다른 부모들에게도 이런 경우를 생각한다는 자체가 끔찍한 일이다. 자다가도 외마디 소리를 질러대는 피해 아동 본인의 고통스러운 기억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어린이집과 아파트 단지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도 주변의 어른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모든 어른들이 똑같이 책임감을 가져야만 한다.

이에 대한 법적인 잘못과 처벌 여부는 사건 내용이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된 뒤에나 논의될 것이지만, 우리 사회가 어쩌다 이런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부끄럽기만 하다. 아이들을 제대로 보살펴야 하는 우리 부모들이 집안에서나 바깥에서 제대로 역할을 다했는지에 대해서도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분별력 없는 아이들 사이에 일어나는 사건은 부모들에게 최종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깥에서 사고가 일어나면 잘잘못을 가리기보다 먼저 자기 자식을 감싸고 도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특히 걸러지지 않은 성 문화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는 점에 대해 이번 기회에 자성이 필요하다. 텔레비전 화면에서는 물론 인터넷이나 만화, 유튜브 등 온갖 SNS 매체를 통해 노골적인 성 상품들이 그대로 전달되고 있다.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 성범죄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이 이런 현상과 무관할 리 없다. 이제 어린아이들에게도 그 악영향이 밀어닥치고 있는 것이다. 조속히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이번 어린이집 사건은 다른 곳에서도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 전체 사회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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