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의 도시 퀘벡…女수상이 만든 육아천국

[지구촌 육아전쟁 탐방기 캐나다 퀘벡편]
최초 여성 수상 폴린 마로와, 퀘벡 가족정책 기틀 마련
사회적 합의 전제한 과감한 정책으로 저출산 극복해
  • 등록 2017-12-08 오전 6:30:00

    수정 2017-12-21 오후 1:40:52

tvN 드라마 ‘도깨비’의 배경이 된 퀘벡시 전경 (사진=tvN)
[퀘벡(캐나다)=글·사진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케이블TV 드라마 ‘도깨비’ 주요 배경으로 등장해 국내에서 널리 알려진 캐나다 퀘벡주. 20년전만해도 저출산 늪에 허덕이던 퀘벡은 정부의 효과적인 정책에 힘입어 극적으로 출산율을 끌어올렸다.

유엔 친선대사인 할리우드 배우 앤 해서웨이(사진)가 지난 3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유엔에서 연설을 했다. 그는 “엄마들에겐 유급 육아휴직이 필요하고 부모가 되는 일이 경제적으로 부담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퀘벡 주정부는 1990년대 후반부터 적극적으로 공보육 확대정책을 시행하고 2000년대 들어서는 다른 캐나다 연방에는 없는 부모보험(QPIP)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특정 제도가 만들어질 때는 사회 구성원들의 강한 요구와 함께 여러 의견을 수렴해 필요시 강력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많은 퀘벡인들은 현재의 가족정책 도입의 일등공신으로 폴린 마로와(Pauline Marois, 1949~) 전 퀘벡주 수상(Premier of Quebec)을 꼽는다.마로와 전 수상은 제30대 퀘벡주 수상이자 퀘벡 최초의 여성 수상이다. 비록 그가 당수를 맡고 있던 퀘벡당이 선거에서 패해 19개월만에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1990년대 퀘벡 정부는 마로와 전 수상 없이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그는 많은 업적을 남겼다.

폴린 마로와 퀘벡 전 수상 (사진=위키피디아)
그는 퀘벡 역사상 정부의 3대 기둥인 재정과 교육, 건강(가족) 부처 장관을 모두 역임한 유일한 정치인이다. 그 자신도 국회의원이 된지 11일 만에 둘째를 출산하는 등 일과 가정 모두에 열심이었고, 4명의 자녀를 키우면서 수상까지 오른 워킹맘이었다.

여성이자 엄마, 직장인이었던 마로와 전 수상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1997년 하루에 5캐나다 달러(4300원)만 내면 맡길 수 있는 공보육 체계를 구축했다. 엄마가 일을 하기 위해서는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로와 전 수상은 정계에 몸담은 30년 동안 15개 정부부처를 거치며 수많은 정책을 만들어냈다. 과도한 복지라고 여기는 제도에는 과감히 칼을 대 비용을 부과했고 정부가 보조해줘야 마땅하다고 여기는 제도를 위해서는 기꺼이 재정을 투입했다.

피에르 포르탕(Pierre Fortin) 퀘벡주립대 몬트리올 캠퍼스(UQAM) 교수는 “마로와 전 수상이 장관이었을 때 퀘벡 주정부는 적극적으로 보육시설과 육아휴직 등 가족정책을 만들었다”며 “지금의 퀘벡 가족정책을 설명하는데 빠질 수 없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저출산의 늪에 빠져있는 대한민국은 우리보다 먼저 그 길을 걸었던 퀘벡의 제도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이라는 단어 앞에도 ‘헬조선’이란 수식어 대신 ‘육아천국’이라는 문구가 붙길 기대해 본다.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퀘벡시의 구시가지의 한 건물에 퀘벡 주기가 휘날리고 있다. (사진=퀘벡 주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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