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페스타]변혜정 여성인권진흥원장 "'성평등 10위' 안주해선 안돼…현실 고통 살펴야&qu...

"페미니즘=남혐' 인식은 오류…남녀 모두 변화에 동참
'가해자=남성', '피해자=여성' 고정관념 경계
UNDP 성평등 10위…통계만으로 현주소 판단 못 해
  • 등록 2018-10-11 오전 6:30:00

    수정 2018-10-11 오전 11:40:36

변혜정 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W페스타 사무국] “페미니즘은 남성을 ‘적’으로 규정하지 않습니다. 남성을 남성으로 만드는, 여성을 여성으로 만들고 규정지으려는 어떠한 권력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남성들에게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본인을 남성으로 가둬두고 불안에 떨게 만드는 그 권력을 이겨내고 변화에 동참하자고 말입니다.”

변혜정 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54·사진)은 지금의 여성정책과 페미니즘 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갈등 자체에 문제제기를 하기 전에 그 계기에 집중해 문제가 무엇인지를 판단해야 한다”며 “신뢰와 연대의 방향으로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미니즘=남성혐오란 인식 바꿔야

오는 10월 16일 ‘제7회 이데일리 W페스타’의 연사를 맡는 변 원장을 지난 17일 서울 중구 중림동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서 먼저 만났다.

변혜정 원장은 30여년 간 여성운동 현장에 몸을 담은 여성인권운동전문가다. 그런 그도 요즘처럼 여성인권과 페미니즘 이슈가 뜨거웠던 기억이 없었다고 한다.

변 원장은 “2016년 문단계 성폭력 폭로와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을 거치며 여성들이 각성하는 계기를 제공했다”며 “성폭력 피해가 피해자가 그럴 만한 빌미를 제공해 발생한 것이라는 기존의 통념이 깨져 버린 것이다. 이는 여성들에게 ‘성폭력은 나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주었고, 페미니즘 서적과 강좌의 강세 등 여러 현상을 거쳐 젠더 권력에 대항하는 목소리들이 모아져 폭발한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운동의 부흥과 폭발은 점진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특정한 계기로 갑자기 터져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 여성운동도 이에 반대하는 수많은 ‘백래시(Backlash·반격)’로 정체기가 길었다. 수십년 간 여성운동에 몸담아온 자신조차도 최근 몇 년 전까지 ‘이러다 페미니즘이 죽어버리는 것은 아니까’ 우려를 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페미니즘 논의와 여성운동의 폭발적 부흥이 곧 남성 자체에 대한 저항, 부정을 의미한다는 태도에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 원장은 “페미니즘을 한 가지로 정의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너무 관습화돼 당연시되고 있는 어떠한 권력, 사회구조에 문제제기하자는 게 페미니즘의 지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컨대 검정색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검정색이 아닌 다른 여러 수많은 색의 스펙트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뿐 그게 곧 흰색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페미니즘이 특정 색깔을 고집하고 그렇지 않은 색깔을 지적하는 사상이라는 인식부터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히 그 중에서도 성별 권력에 관심을 가지고 문제제하기 하는 게 페미니즘”이라며 “남성을 남성으로, 여성으로 만드려는 권력에 문제제기를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 성평등지수 10위?…통계 밖 여성들의 고통 고려해야

페미니즘 운동의 부흥이 극심한 남녀 간 성대결로 이어지는 원인은 무엇일까. 변 원장은 “좀 더 구조화된 복잡한 현실이 얽힌 사회적 성, 즉 젠더(gender) 권력의 문제를 남자 혹은 여자로 구분하는 단순한 생물학적 성별, 섹스(sex)의 차이로 환원하려는 태도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이어 “여성은 ‘피해자’, 남성은 ‘가해자’로 단순히 연결짓는 고정관념이 그 대표적인 예”라며 “누군가를 피해자, 가해자로 만드는 구조와 권력에 문제제기를 해야지, 특정 대상 자체를 문제의 근원으로 바라보거나 부분을 전체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된다. 이는 여성과 남성 모두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노동시장 등 사회 각계의 성평등 현주소를 일부 지표와 통계적 결과만 보고 판단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변 원장은 “성평등지수 등 정량지표와 통계만으로 현주소를 판단하려는 것은 여성들이 현실에서 체감하는 고통의 맥락의 삭제해버릴 우려가 있다”며 “최근 UNDP 성평등지수에서 한국이 10위를 차지한 것도 마찬가지다. 그런 결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많은 여성들이 노력을 아무리 해도 (상대적으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다거나 고위직 진출의 문이 막혀 있는 실정이다. 여러 현실적 맥락과 변수들을 고려해 사회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변 원장은 오는 이데일리 W페스타에서 국내 성평등의 현주소와 나아가야 할 미래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festa.c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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