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화 속도 미국·유럽 비해 4배 빨라
14일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65세 이상 노년 인구 중 치매 환자 수는 70만 3968명으로 집계, 유병률 9.95%로 10%에 육박했다. 때문에 올해는 노인 치매 유병률 10% 돌파가 확실시된다. 문제는 이 수치가 10%에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증가, 40년 후에는 20%에 근접할 수 있다고 예측되는 점이다.
노년 인구 치매 유병률 상승에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다름 아닌 고령화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 들어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특히 2026년에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고령화 속도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과 비교해 4배, 세계 평균보다는 2배 이상 빠르다. 때문에 국내에서 치매 환자 급증세 역시 장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치매 증상은 단계에 따라 초기·중기·말기로 구분한다. 초기는 가족이나 동료가 이상 징후를 눈치 채지만 그래도 혼자서 생활 할 수 있는 정도를 말한다. 중기는 주변 누구나 치매임을 쉽게 알 수 있는 단계로 어느 정도 도움 없이는 혼자 지낼 수 없는 수준이다. 말기의 경우 인지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고 신체적 합병증이 동반해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치매 진단은 보통 △인지기능 저하가 있는지 △인지기능 저하가 검사에서 보이는지 △인지기능 저하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는지 등에 따라 판단한다. 가장 먼저 환자의 병력을 조사한다. 언제부터 증세를 시작했는지, 어떤 증세가 주로 나타났는지, 이후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과정을 조사한다. 이후 이뤄지는 과정은 신체 검사와 신경학적 검사, 정신상태 검사가 이뤄지는 직접적인 검사단계다. 혈압이나 체온, 맥박 등의 측정은 물론 감각신경, 운동신경 등을 평가한다. 우울증이나 불안증세, 공포증, 망상 등도 포함한다. 마지막으로 검사실에서 이뤄지는 신경인지기능 검사, 뇌 촬영 검사 등을 진행한다.
◇알츠하이머병은 인지기능 개선제 사용
직접적인 치료는 보통 △인지기능 약물치료 △정신행동증상 약물치료 △비약물 치료 등 세 가지 방식이 있다. 치매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 등 인지기능 개선제를 사용한다. 공격적 행동을 보이거나 편집증 등의 문제가 있는 경우 정신과적 약물을 처방하기도 한다.
최근 중요한 치료법으로 부상하는 것은 비약물적 치료다. 꼭 필요한 관절과 근육을 움직이도록 하는 운동 치료와 현실인식훈련, 기억력·집중력 저하를 줄이기 위한 음악치료, 회상치료, 인지훈련 등이 해당한다. 치매 이전 단계나 초기 치매에서는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치매 증상이 없는 건강한 노인일 경우 3권(勸)·3금(禁)·3행(行) 등 9가지 치매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을 권장한다. 3권은 운동·식사·독서, 3금은 절주·금연·뇌손상 예방이다. 3행은 건강검진·소통·치매 조기발견으로 환자와 가족이 챙겨야 할 것을 의미한다.
◇가족의 지지와 인식개선 필요
가족 중 치매 환자가 발생할 경우 가족 각자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분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이나 지역 치매안심센터 등 상황에 맞는 공공서비스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긴 시간의 이해·인내를 요하는 치매의 치료·돌봄은 가족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가족이 무너지면, 환자도 무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