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말말말]"5.18 희생자에 사과"vs"전두환·노태우당 선언"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왼쪽부터),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정의당 김종철 대변인 등 여야 4당이 12일 오전 공동으로 5·18 망언 자유한국당 의원 3명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훼 관련 논란이 내내 이어진 한 주였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세 의원에 대한 국회윤리위원회 제소 및 의원직 제명 추진에 나섰고 한국당은 후폭풍 차단에 안간힘을 썼다.

16일 이데일리가 5.18 폄훼와 관련한 여야의 발언들을 모아봤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의 발언이라고 믿기 어려운 망언들이 있었다”며 “5.18의 역사적 사실과 그 숭고한 희생에 대해 모독하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고 강력 비판했다. 특히 당시 방미 중이던 이 대표는 윤호중 사무총장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대독하게 할 정도로 이례적 수준의 대응에 나섰다는 평가다.

보수진영에서도 쓴소리가 쏟아졌다.

한국당을 탈당한 친박(박근혜) 좌장(座長) 출신 서청원 무소속 의원은 기자로서 5.18을 취재했던 당시를 언급하면서 “5.18은 재론의 여지없는 숭고한 민주화운동”이라며 “일부가 주장하는 종북좌파 배후설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꼬집었다. 비박·바른정당 출신 복당파의 좌장격인 김무성 한국당 의원도 입장문을 내고 “5.18은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상징하며 역사적 평가와 기록이 완성된 진실”이라며 “역사적 평가가 끝난 5.18을 부정하는 것은 의견 표출이 아니라 역사 왜곡이자 금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이런 비판이 이어지자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나서 고개를 숙였다. 김 위원장은 12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5.18 폄훼 3인방을 윤리위에 제소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주 우리 당 일부 의원들이 주최한 ‘5.18 진상규명 공청회’ 문제로 깊은 마음의 상처를 입은 5.18 희생자 유가족과 광주 시민들께 당을 대표해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특히 발표된 발제내용은 일반적으로 역사 해석에서 있을 수 있는 ‘견해의 차이’ 수준을 넘어서 이미 ‘입증된 사실에 대한 허위 주장’임이 명백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당 윤리위가 이종명 의원에 대해서만 제명을 결정하고 2.27 전당대회에 출마한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해서는 징계를 유예하면서 다시 한 번 여야의 성토가 이어졌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열린 ‘‘5.18 망언과 극우정치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한국당은 스스로 전두환·노태우의 정당임을 선언했다”며 “시간을 끌고 모호하게 5.18 민주화항쟁을 제대로 평가하지도 않으면서 논란을 넘겨보고자 하는 것을 스스로 밝혔다”고 날을 세웠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이 자리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 출마를 이유로 징계를 유예한 것은 한국당다운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국회는 민주주의의 전당인 만큼 이렇게 정면으로 민주주의를 부정하면 놔둘 수 없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김진태·김순례 의원은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은 채 오히려 전당대회 표 구애 방법으로 5.18 폄훼 논란을 이용하는 모양새다. 김진태 의원은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충청권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당 윤리위에서 전당대회까지 징계를 보류했다. 대표가 되면 다행이지만 안 그러면 당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고 했고, 김순례 의원도 “저 살고 싶다”고 한 표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