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간 1.4조원 팔아치운 외국인…반도체·산업재 던졌다

美 국채금리 급등에 달러 강세…원·달러 환율 1130원대
신흥국 차익실현 매물…"외국인 수급환경 비우호적"
삼성전자·삼성전기 `팔자`…철강·화학 매도세 몰려
  • 등록 2018-10-07 오전 10:00:00

    수정 2018-10-07 오후 6:55:15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다. 미국 국채금리 등 대외 변수로 달러 강세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반도체와 철강·화학 업종에 외국인 매도세가 몰리는 가운데 당분간 순매도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28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1조3839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수급여건 악화에 코스피지수는 90포인트 가까이 빠지며 3.7% 급락했다.

◇대외 악재에 달러 강세 재개…신흥국 경기 둔화 우려도 부담

외국인은 지난 2월부터 5개월 동안 순매도 기조를 이어오다 7월 3734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인데 이어 8월에도 1조6528억원 순매수했다. 그러나 지난달 2975억원 순매도로 전환했으며, 이달까지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소 진정국면에 들었던 달러 강세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외국인 순매도를 야기하고 있다.

이탈리아 재정적자 우려, 미국 국채금리 급등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3일(현지시간) 3.18%로 오르며 2011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데 이어 5일에는 장중 3.4%까지 넘어섰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완화적인 정책 기조에도 불구하고 경기 지표 서프라이즈와 고유가로 인해 장기금리 상승세가 가파르다”며 “미국 경기 호조와 유가·임금의 동반 상승 압력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채금리 급등에 연동해 달러도 강세로 돌아섰다는 진단이다. 지난달 말 1110원을 밑돌았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1130원대에 진입했다. 향후 미국 장기금리의 추가 상승 여부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올해 연고점인 1138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기 둔화 우려로 신흥국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점도 부담이다. 지난 4일 2%가량 빠졌던 홍콩 증시는 5일에도 하락세를 이어갔으며 인도 센섹스지수도 2%대 급락세를 이어갔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달 급등했던 신흥국 증시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월초에 동시다발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미국 주식이나 채권 매력이 커지면서 신흥국에서 자금 유출이 지속되는 등 외국인 수급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삼성전기 매도세 집중…철강·화학도 `팔자`

외국인은 순매도를 이어간 최근 5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를 집중적으로 내다팔았다. 3631억원 순매도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외국인 순매도 1위에 올랐다. 삼성전기(009150)SK하이닉스(000660)도 각각 3551억원, 2453억원 순매도로 뒤를 이었다. 이들은 지난 8월말만 해도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았으나, 한 달여 만에 순매도 상위에 오르고 말았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1000억원이 넘는 외국인 매도세가 몰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 선전에 힘입어 3분기 영업이익이 17조5000원으로 시장예상치를 다소 웃돌았다. 다만 자연스런 계절성 효과로 인해 4분기에는 감익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공군 차기 고등훈련기(APT) 수주에서 밀린 한국항공우주(047810)에 매도세가 몰렸으며, LG생활건강(051900) 포스코(005490) LG화학(051910) 등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철강·화학 업종은 지난 4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가격 부담과 중국 철강가격 하락 우려 등으로 급락세를 보였다. LG화학·포스코 주가는 6% 넘게 빠졌다.

김형렬 센터장은 “외국인은 어차피 신흥국에서 자금을 빼고 있는데, 시장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종목들을 줄일 수밖에 없게 됐다”며 “3분기 실적 기대에 사들였던 반도체, IT, 철강 업종을 던지고 있다. 최근 수익을 냈던 화장품 업종도 내다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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