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박물관]①1등 서울우유가 만든 치즈, 44년간 '스마일~'

1987년 국내 최초 ‘체다 슬라이스 치즈’ 출시
어린이 치즈 ‘앙팡’ 등 브랜드 세분화, 고급화
2017년 기준 가공 치즈 매출액 800억원 돌파
2020년 스마트 공장 완공해 업계 선도할 것
  • 등록 2019-01-24 오전 6:01:00

    수정 2019-01-24 오전 6:01:00

체다치즈 슬라이스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피자·스파게티 등 양식은 물론 떡볶이·닭갈비 등 한식 메뉴와 찰떡 조합을 자랑하며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음식 ‘치즈’. 치즈의 역사는 1만2000년 전 중앙아시아 대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유목민들은 양 위로 만든 주머니에 담긴 양젖이 덩어리로 변한 것을 우연히 발견했다. ‘인류 최초의 가공음식’이라 불리는 치즈의 탄생이었다.

한국에서 치즈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반세기가 더 지난 이후였다. 벨기에 출신 디디에르 세르반테스(한국명 지정환) 신부가 1967년 전북 임실군에 유럽식 모차렐라 제조기술을 들여오면서 치즈를 처음 생산했다.

서울우유, ‘체다 슬라이스’로 국내 가공 치즈 시장 포문 열어

치즈는 크게 자연 치즈와 가공 치즈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자연 치즈는 유산균으로 원료유를 굳혀 만든 것으로 미생물이 살아 있다. 가공 치즈는 자연 치즈를 녹여 유화한 다음 살균상태에서 형태를 바꿔 포장한 것으로, 미생물을 모두 없앤 상태여서 더 이상 발효 숙성이 일어나지 않는다. 오늘날 치즈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가공 치즈는 1911년 스위스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이후 미국 크래프트사(社)가 대량 제조·생산하면서 시장이 형성됐다.

국내 식품기업 중 가장 먼저 치즈의 제품화에 나선 곳은 서울우유협동조합이었다. 서울우유는 1973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1년 뒤 서독의 낙농기술자 고드버센과 공동으로 치즈제조특허를 획득했다. 1976년 생산한 첫 제품 ‘서울자연치즈’는 주로 호텔에 납품했고, 사유업체의 가공치즈 원료로 쓰였다.

이후 1977년부터 블록 타입의 치즈를 생산, 1987년 완전 낱개 포장의 기술을 도입한 ‘체다 슬라이스 치즈’를 출시하며 국내 가공 치즈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당시 ‘서울우유 체다 슬라이스 치즈’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5매부터 25매까지 등 다양한 단위로 치즈를 포장, 냉장보관이 용이하도록 편의성을 높인데다 덜 짜고 더 고소한 제품으로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것이 주효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어린이 위한 ‘앙팡’, 채소즙 넣은 ‘푸르네’…“경쟁력 높여라”

1990년대에 이르자 치즈를 비롯한 유제품에 대한 소비자 욕구는 점차 고급화됐고, 경쟁업체들도 가공 치즈 생산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서울우유는 그 시기에 일반 소비자 군에 가려져 있던 성장기 어린이용 유제품 시장을 선도적으로 개척하기 시작했다. 대표제품이 바로 어린이 전용 브랜드로 대박을 터뜨린 ‘앙팡(Enfant)’이다.

어린이들의 성장 발육을 돕는 DHA·철분·칼슘 등을 강화한 어린이용 ‘앙팡치즈’는 1992년 11월 출시된 이후 1년 만에 1020톤(t)이 판매 됐다.

그러나 1990년대 미국·뉴질랜드·호주 등 낙농선진국의 유제품이 완전히 수입·개방되면서 유가공 산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서울우유는 급변한 낙농 환경에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세상에 없던 치즈’를 개발했다. 유기농 시금치즙이나 무농약 당근즙을 첨가한 ‘푸르네치즈 시금치·당근’ 2종을 1998년 4월 시장에 처음 선보였다.

당시 국내 치즈시장에서 야채 생즙을 첨가한 제품이 전무한 상태에서 미생물 증식을 최대한 억제한 상태의 생즙을 신선하게 공급받는 것이 관건이었다. 생즙의 생산과 냉장유통, 구매발주, 가공치즈 생산 등의 모든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푸르네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다. 푸르네 제품은 식생활 서구화로 야채 섭취량이 적은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 임산부의 건강에도 좋은 제품으로 입소문을 탔다.

“세이 치즈”…통합 브랜드 이미지 강화, 시장 1위로 우뚝

2000년대 들어서자 외식산업 발전과 업소용 치즈제품 수요 증가로 치즈소비량이 점차 늘어났고 국내업체들 간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 이에 서울우유는 브랜드 이미지 통합전략의 일환으로 2007년 12월 패밀리브랜드 공동 로고를 제작했다. 서울우유 비전을 ‘세이 치즈(Say Cheese)’라는 언어로 표현하고, 웃음을 머금고 있는 사람 입 모양을 간결하게 형상화해 세련되고 친숙한 느낌을 줬다. 해당 로고는 치즈, 버터 등 모든 유제품에 적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80여년 전통을 지닌 서울우유의 친숙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이미지를 로고화 하면서 제품에 대한 고객의 선호도 및 접근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품 다양화와 브랜드 이미지를 두루 구축한 서울우유는 국내 치즈업계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서울우유의 치즈 매출액은 2015년 732억원에서 2017년 808억원으로 10.4% 증가했다. 개별업체 순으로 보면 서울우유가 점유율 22.6%으로 시장 1위를 차지했다. 동원F&B가 723억원(20.3%), 매일유업(18.2%), 남양유업(11.4%) 등이 뒤를 이었다.

향후 소매용 가공 치즈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소매용 포션치즈 시장’은 2016년 대비 2017년도 물량이 127%, 시장규모는 118% 성장했다.

서울우유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양주 통합 신공장 건설로 치즈 시장 선두주자 자리를 지켜나갈 방침이다. 양주 통합 신공장은 19만4770㎡ 규모 대지에 사무동, 공장동, 유틸리티동 등 연면적 6만2747㎡의 건축물이 들어서는 ‘친환경 고효율 스마트 공장’이다. 지난 2017년 준공을 시작해 오는 2020년 하루 최대 1690t의 원유 처리, 200㎖ 기준 일 500만개의 우유 생산, 치즈, 발효유, 가공품 등 70개 품목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종합 유가공장으로 탄생할 예정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양주 신공장 건립을 통해 차별화된 치즈 개발과 대량 생산으로 수입산 치즈보다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국내산 치즈에 대한 신뢰를 형성할 것”이라며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유제품 개발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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